섬유산업 신기술개발 “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머리카락 20분의 1 굵기 초극세사등 선봬
천연섬유보다 품질이 뛰어난 「신합섬」개발바람이 국내 섬유업계에 불고 있다.
전세계적으로도 섬유산업은 신기술에 의한 하이테크섬유개발로 사양산업이 아니라 첨단산업으로 변해가고 있다. 국내업계의 신합섬개발은 이같은 세계시장의 흐름에 발맞춰 최근의 부진을 만회하기위한 시도로 풀이되고 있다.
국내업계는 이에 따라 섬유산업연합회 주최로 14일부터 18일까지 한국종합전시장 등에서 「91년 서울 섬유전시회」를 열고 신개발품을 선보이고 있다.
제일합섬은 섬유다발이 머리카락 굵기의 20분의 1인 초극세사를 처음 선보였다.
최고급 코트·재킷의 원단으로 쓰이는 이 섬유는 섬유단면이 삼각형이어서 칼날효과에 의해 청정능력이 뛰어나 반도체용 와이퍼로도 사용되고 있다.
코오롱은 태양광선을 받으면 색상이 변하는 자외선 변색원단과 온도가 내려가면 보온성이 높아지고 올라가면 보온기능이 낮아지는 인공지능 「서밀론」섬유를 개발해 완구와 스키복에 사용하고 있다.
동양나일론도 섬유사이에 마이크로캡슐을 넣어 피부와 마찰할때마다 캡슐이 깨지면서 향기를 내는 「스멜론」섬유를 개발,손수건과 여성속옷의 원단으로 공급하고 있다.
고려합섬은 최근 풀을 먹이지 않는 고속방사기술을 개발,섬유의 길이를 기존보다 4배나 길게해 실을 잦는 과정에 필요한 노동력을 4분의 1로 줄였다.
신합섬제품은 고가에다 수요가 한정돼 소량다품종생산이 특징.
그러나 미국과 일본은 80년대 후반부터 이같은 신합섬의 개발에 주력,후발개도국의 추격을 뿌리치고 있다.
미국은 이미 신합섬시대를 지나 신신합섬시대를 개막,산업용 섬유는 물론이고 항공·우주분야 신소재의 절반을 특수섬유로 대체하고 있고 일본도 89년부터 신합섬을 무기로 세계섬유시장에 화려하게 복귀했다.
섬유업계 관계자는 『이같은 추세라면 그동안 노동집약적으로 분류됐던 섬유산업은 중저가의 경우 성력화에 힘입어 장치산업으로,신합섬분야는 첨단기술집약적 산업으로 분류개념이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이철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