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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주민 「피난살이」/버너로 밥짓고 계단으로 이삿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도시가스 잦은 공급 중단/툭하면 엘리베이터 고장/초중고 교실은 공사판
【분당=정찬민기자】 지난달 30일부터 본격입주가 시작된 분당 신도시아파트 곳곳에서 엘리베이터고장·도시가스공급 중단 등 갖가지 하자가 잇따라 발생,입주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고층아파트 입주자들은 엘리베이터가 하루 5∼6차례씩 고장으로 운행이 중단되는 바람에 이삿짐을 계단을 통해 운반하고 있으며 관리사무소측은 가스관 점검등을 이유로 도시가스공급을 중단시켜 입주자들이 버너등을 이용,밥을 짓는등 불편을 겪고 있다.
분당 시범단지아파트에는 이달말까지 1천2백여가구가 입주예정이나 아파트 내외부공사 및 도로·조경·배관공사 공정은 60%선에 그치고 있으며 시범단지내 3개 초·중·고교는 교사내외부공사·운동장고르기작업이 진행중이어서 학생들이 수업에 지장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5일 현재 총입주가구는 1백42가구에 그치고 있다.
우성아파트 209동 엘리베이터는 하루 4∼5차례 고장나 입주민들이 계단을 통해 이삿짐을 나르고 있다.
우성아파트 12층에 입주한 김형동씨(40·회사원)는 『곤돌라가 설치되어있지 않아 12층까지 모든 이삿짐을 승강기로 날라야하는 곤욕을 치른데다 그나마 승강기의 잦은 운행중지로 2중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한양아파트 303동 502호 정순방씨(38·회사원)는 『입주 4일이 지나도록 도시가스 공급이 안돼 취사용 버너등으로 밥을 짓고 있으며 뜨거운 물조차 나오지 않는데다 난방시설도 작동하지 않아 온가족이 감기로 고생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군포시에서 지난 3일 우성아파트 201동에 입주한 박모(38·회사원)·이모(32)씨는 『부실공사로 1,6층 베란다 난간이 파손돼 크게 흔들려 추락위험까지 있다』며 보수를 요구하고 있다.
박씨는 또 이밖에도 싱크대·욕조기 이음새 등에서 물이 새고 문짝·방바닥 등이 심하게 긁혀있는등 10여가지 하자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더욱이 시범단지아파트는 모두 2백20v의 전류가 공급되고 있으나 시공업체들이 입주팸플릿등에 1백10v 겸용으로 표기하는 바람에 이를 모르고 전기를 사용한 입주자들이 가전제품이 망가졌다며 보상을 요구하는 소동까지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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