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속""시대착오"학계 거센 반발-한문, 국어에 포함 국사 선택과 목화|교과개정안에 대한 관련학계 주장·움직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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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국어·한문학계>
한글학회(이사장 허웅)와 한국한문학연구회(회장 최신호),·한국한문교육연구회(회장 이지형)등 국어·한문관련 주요 3개 학회는 5일 오후3시 학술진흥재단 대회의실에서 교육개정시안을 성토하기 위해 정부의 어문정책비판대회를 갖는다.
한글과 한문이라는 어울리기 힘든 두 분야를 강조하는 학회가 함께 행사를 주최하게 된 것은 개정안이 한글과 한문교육 모두를 외면하고 단순히 한자의 음·뜻만을 가르치는 한자교육을 국어교육과정에 집어넣었기 때문이다. 즉 중학교 교육과정개정안은 기존의 한문과목을 없애고 한자교육을 국어시간에 포함시킴으로써 한문과 국어교육을 동시에 왜곡한다는 비판을 받게된 것이다.
한자교육은 단순히 중국의 옛 글자를 가르치는 기능적인 행위에 불과하지만 한문교육은 글자만 아닌 한자로 표기된 옛 문헌 속에 깃들인 철학과 교훈을 배우는 심오한 교육영역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한문교육은 국어교육과 별도로 강화되어야 하며 국어교육 역시 한글전용이라는 대 원칙에 따라 그 고유한 성격이 지켜져야한다는 것이다.

<역사학계>
역사학계는 필수였던 국사과목을 선택과목으로 평가절하 한 시안입안자들의 역사에 대한 인식부족부터 지적하고 있다. 역사교육관련 대표학회인 역사교육연구회는 이미 지난달 25일 개정시안 성토를 위한 세미나를 갖고 시대착오적 결정을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오린석회장(서울대교수)은 『역사교육은 어느 나라나 국어 다음으로 강조하는 교육과정』이라며 『특히 역사교육이 점차 강조되어 가는 세계적 추세에 비춰볼 때 이번 시안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문제점은 국사·서양사·동양사학계 전반의 공감을 얻어 학계전체가 공동 대응할 계획이다. 역사교육학회 오회장은 2일 역사학계의 주요학회인 역사학회 유영익 회장, 한국사학회 한영우 회장, 서양사학회 이인호 회장, 동양사학회 신채식 회장 등과 긴급 회동해 학계의 의사를 밝히는 설명을 발표하기로 했다. 학계대표들은 성명을 교육부장관과 국회상임위원회, 기타 관련기관 등에 전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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