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자민당총재 누가될까/다케시타파 향배에 달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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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가이후총리 연임 가능성도 무시 못해/미쓰즈카등 반대3파 연합으로 반격
일본 자민당이 한달남짓 앞으로 다가온 총재선거열풍으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각파벌 영수들은 제각기 출마를 선언,대권을 노리고 있다.
어느 누구도 독자적으로 대권을 잡을 수 없는 상황인지라 파벌영수간의 합종연형도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일본 매스컴도 바쁘다. 가이후(해부준수)총리를 비롯한 대권주자들의 움직임과 등뒤에서 이를 조종하는 가네마루(금환신) 나카소네(중증근강홍)등 킹 메이커들의 빈번한 회동을 뒤쫓기에 바쁜 표정이다.
지난 6일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한 미야자와(궁택희일) 전 부총리에 이어 미쓰즈카(삼총박) 전 정조회장이 내달 5일께 국회회기가 끝나는 대로 센다이(선대)에서 열리는 삼총파회의에서 출마를 밝힐 예정이다.
와타나베(도변미지웅) 전 대장상도 내달 6,7양일 파벌연수회 자리에서 대권도전선언을 표명하기로 돼있어 차기총리를 향한 선거전이 내주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가장 초점이 되고 있는 것은 당내 최대파벌인 다케시타(죽하등)파의 향배다. 다케시타파의 가네마루 회장은 지난 2일 파연수회 석상에서 『가이후 연임을 지지한다』는 뜻을 분명히했고 파벌간부들의 의견은 「독자후보」를 내지않는 쪽으로 모아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다케시타파가 가이후를 끝까지 밀 것인지,아니면 타파와 제휴,전혀 다른 제3의 후보를 추대할 것인지 아직 점치기 힘들다. 가이후 연임론은 대체로 다음 세가지 이유에서 거론되고 있다.
▲다케시타 전 총리의 재출마는 다케시타 자신이 거부하고 있으며 번의의 여지가 없다 ▲유력한 후보였던 하시모토(교본용태랑) 대장상·오자와(소택일랑) 전 간사장이 각각 증권스캔들과 건강문제로 출마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오부치(소연혜삼)간사장이나 하타(우전자) 당선거제도 조사회장은 경험부족이므로 광범위한 지지를 얻기 힘들다는 이유다.
또 각종 선거 여론조사에서 가이후 내각이 50%에 육박하는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다는 점도 있다.
이처럼 당내 제1파벌이 가이후 총리 연임을 표면적으로 지지하고 있는데 반해 당내 3파가 제각기 파벌영수를 총재로 밀고 있다. 현재로 미쓰즈카·미야자와·와타나베 3파가 일치단결해 반가이후 포위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선거막바지에 이르면 일본 특유의 「담합·밀실정치」가 작용,다케시타파와 어느1파가 제휴하는 쪽으로 총재가 결정될 공산도 크다.
현재 자민당 국회의원수는 모두 3백94명. 이를 파벌별로 보면 다케시타파 1백6명,미쓰즈카파 88명,미야자와파 82명,와타나베파 70명,고모토(하본민부)파 31명,무파벌 17명의 분포로 구성돼 있다.
반가이후 3파연합이 성립가능한 것은 이들 3파소속 의원수를 모두 합치면 2백40명으로 과반수(1백98명)를 훨씬 능가하는 때문이다.
현재 예상가능한 차기총리 선출시나리오는 대체로 4가지로 모아진다.
첫째가 가이후총리의 총재 연임. 다케시타파가 계속 지지한다는 대전제위에서 가능성은 20% 정도로 점쳐지고 있다(일본경제신문 예상).
둘째가 미야자와정권 탄생. 다케시타파와 제휴,가이후체제때와 마찬가지로 『당운영은 다케시타파에 전면적으로 일임한다』는 약속하에 미야자와­다케시타 양파가 손을 잡는 경우다(확률 20%).
셋째는 다케시타파가 독자후보를 옹립할 경우이다. 「삼·궁·도」세 파벌이 가이후연임에 반대,끝까지 싸울 것을 고집할 경우,가이후 대신 「제3의 후보」를 내세우는 방법이다.
이때 유력시되는 것은 오부치 현간사장이다. 오부치는 다케시타 전 총리의 심복으로 다케시타가 재출마를 포기할 경우 자신의 대타로 그를 내세워 가이후와 마찬가지로 리모트컨트롤(원격조종)정권을 만들 수 있다(확률 10%).
네번째가 다케시타 전 총리 자신의 재등장이다.
다케시타 자신은 부정하고 있지만 「가이후연임」을 꺼리는 당내의견과 「본격정권 대망론」에 힘입어 자연스럽게 막판에 가서 출마를 용인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이 경우는 미야자와·와타나베 등 같은 다이쇼(대정) 세대의 지원을 받아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며 이들과 차차기대권을 「묵계」하는 방식이다(확률 10%).
어떤 경우에도 국회의원 1백6명을 갖고 있는 다케시타파가 당내 최대파벌로서 총리선출의 주도권을 쥐게되며 미쓰즈카파도 제2파벌로서 종래의 안치쿠(안죽)동맹을 계속 유지하거나,「삼·궁·도」 3파동맹을 결성하는등 캐스팅보트를 쥘 가능성도 있어 그 향배가 주목된다.
일본 관측통들은 대체로 「가이후연임」과 「미야자와정권 등장」 둘중 하나의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보고 있으며 다케시타파가 어느쪽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선거결과가 달려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동경=방인철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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