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독주시대 무너지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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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세계체조의 소련독주시대가 서서히 끝나고 있다.
체조종주국 소련은 16일 끝난 91세계체조선수권대회(금메달 14개)에서 7개의 금메달을 획득, 여전히 위세를 떨쳤으나 남자부에서는 중국·한국 등의 아시아 세에, 여자 부는 미국의 세찬 도전에 직면, 왕위의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지난 89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녀 개인종합우승을 비롯, 9개의 금메달을 휩쓸며 세계체조를 선도하던 소련이 이번 인디애나폴리스대회에서 여자종합챔피언은 미국(킴 즈메스칼)에, 남자의 뜀틀·평행봉·철봉은 한국(유옥렬)및 중국(리징·리춘양)에 내주는 등 지난54년 이후 계속돼 온 소련체조의 일방통행시대가 끝나고 있음을 예고했다.
세계체조연맹(FIG)회장이자 62세계선수권챔피언인 소련의 유리 티토프씨는『소련 체조도 내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이후에는 세계1위를 장담 못한다』면서『연맹 및 공화국정부가 지급하던 무한정의 지원이 80년대 후반부터 절반이하로 삭감, 소련전역에서 수천 개 훈련장이 폐쇄되고 1백만 명의 꿈나무 중 20만∼30만 명은 최근 4년간 체조를 그만두는 등 예산부족여파가 상당히 심각하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따라서 이번 대회의 특징은 소련·루마니아 등 강국들이 과거 선수권이나 올림픽 때마다 새로 개발한 신기술을 선보이는 대신 무난한 연기로 실수를 방지, 이름 값이나 하자는 안일주의 쪽으로 흘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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