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상화보다 대통령 정상화 시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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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로 단식투쟁 사흘째를 맞은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꽤나 기력이 떨어져 보였다. 면도를 하지 않아 까칠한 얼굴에 목소리 톤도 많이 낮아졌다. 물통과 소금통.물컵, 그리고 몇 권의 책은 여전히 놓여있었다.

오전 9시30분쯤부터 방문객을 맞은 崔대표는 "힘이 든다"며 소곤거리듯 말문을 뗐으나 특검과 국정 상황을 언급할 땐 목소리 톤이 높아지곤 했다.

崔대표는 기자들에게 "국회 정상화보다 더 시급한 게 대통령 정상화"라고 했다. 열린우리당 김원기 공동의장과 김근태 원내대표 등 의원 30여명을 비롯, 지구당 당직자.당원 등 3백여명이 찾았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신철영 사무총장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도 왔다.

또 로이터 TV.NHK.AP 통신.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도 찾아와 깊은 관심을 반영했다.

金의장이 찾아왔을 때 "단식부터 풀고 대표 간에 대화하고 또 대통령도 대화를 원하니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하자 崔대표는 "가장 쉽고 좋은 방법은 거부권을 철회하는 것이니 그렇게 전해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도 살면서 단식하리라고는 한번도 생각지 않았다"며 "나라사정이 오죽하면 이러겠느냐"고도 했다.

단식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한나라당도 긴장의 도가 한층 높아졌다. 비대위에서는 이날부터 넥타이를 매지 않기로 했다. 넥타이를 풀고 치열하게 싸우겠다는 뜻이다. 또 전국 2백27개 지구당별로 릴레이 단식을 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강갑생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anses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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