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한마디] "길게 보면 역시 인덱스펀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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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장기적으로 시장이 오를 것이라는 확신이 들면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안전합니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이준용(38.사진) 이사는 매달 월급을 받으면 4분의 1 정도를 인덱스펀드에 투자한다. 그날 장이 폭락하거나 시장 전망이 안 좋더라도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우리나라 증시가 선진화하면서 장기적으로 인덱스펀드보다 높은 수익을 낼 펀드상품이 별로 없을 것이라는 확신에서다.

인덱스펀드는 KOSPI200지수와 같은 특정 주가지수의 움직임을 좇도록 설계된 펀드. 언뜻 보면 펀드매니저들이 직접 종목을 선택해 탄력적으로 운용하는 액티브펀드들의 수익률이 당연히 인덱스펀드보다 나을 것 같지만 실제론 반대라는 게 이 이사의 설명이다. 이 이사는 "아무리 유능한 펀드매니저라도 장기 투자 수익률이 시장 평균을 앞서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라며 "매매 수수료와 운용 보수 등을 제하면 시장 평균 수익률 좇기도 벅차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우리나라 증시에서 인덱스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연 6.6%로 같은 기간 액티브펀드의 평균 수익률(1%)을 5%포인트 이상 앞섰다. KOSPI지수의 상승률(4%)보다 높은 수익률이다. 미국에서도 1995년부터 10년간 운용된 1400여 개의 주식형 펀드 가운데 2~3%만이 S&P500지수 수익률을 초과했다. 이 때문에 간접투자가 발달한 미국 시장에서는 전체 주식형 펀드의 30% 정도가 인덱스펀드 형태로 운용되고 있다.

이 이사는 "우리나라 우량주에 분산 투자하는 효과에다 수수료도 일반 펀드에 비해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장기 적립식 투자로 제격"이라며 "특히 인덱스펀드는 배당수익까지 챙길 수 있기 때문에 시장 평균보다 수익률이 높게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 이사는 또 증시 직접 투자를 생각하는 초보 투자자라면 특정 종목을 사기보다 인덱스펀드와 유사한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할 것을 권했다. ETF는 인덱스펀드와 거의 비슷하지만 펀드와 달리 증시에 상장돼 있어 개별 종목처럼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다. 현재 KRX100지수를 쫓아가는 'TIGER KRX100'과 은행 종목을 주로 편입한 'TIGER BANKS' 등 10여 개의 ETF가 상장돼 있다. 그는 "ETF는 인덱스펀드보다도 수수료 부담이 적고, 펀드와 달리 원하는 즉시 환매가 가능하다"며 "기업이나 업종에 대해 잘 몰라도 전체 주가 흐름만 파악하면 되기 때문에 초보자들의 직접 투자 수단으로 괜찮다"고 말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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