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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사회당/체질개혁 “험난” 예고/신승한 다나베체제의 진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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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좌파 강한 반발로 현실노선엔 한계
지난 55년 창당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아 당개혁을 서두르고 있는 일본 사회당의 새 위원장에 예상대로 다나베 마코토(전변성·69) 전부위원장이 선출됐다.
『여야에 두루 잘 통하는 얼굴마담』『국회대책에 능한 타협의 명수』­. 다나베 새 위원장에게 붙어다니는 인물평이다.
지금까지 좌파색이 짙었던 사회당에 다나베체제의 등장은 사회당 자체의 변색뿐 아니라 일본 정국개편,대 한반도 정책에는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 확실하다.
다나베 새 위원장이 일본 정계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은 77년 12월부터 82년2월까지 사회당 국회대책위원장(원내총무격)을 맡으면서부터다.
당시 자민당 국대위원장이었던 가네마루(금환신) 전부총리와의 막후절충으로 여러차례 난국을 넘긴 경험이 있고 이때부터 가네마루와의 신뢰관계가 두터워 사회당내에서는 「자민당의 밀사」라는 소리까지 들을 정도다.
이번 선거전에서도 「가네마루와의 은밀한 관계」가 마이너스로 작용했고 경쟁후보 우에다(상전철)중의원 의원도 끝까지 이를 물고 늘어져 다나베후보가 전유권자의 38.8%밖에 표를 얻지못하는 결과를 낳았다.
다나베는 사실상 사회당의 좌파 이데올로기를 서서히 우경화시키는데 앞장서온 수요회의 보스로 「현실노선」을 줄곧 내걸었다.
고향인 군마현에서 구제중학을 나온후 동경 체신관리양성소에 진학,41년부터 우편국 근무를 한 크리스천인 다나베는 46년 우체국 노조대표로 지방위원에 선출되면서 정치경력을 쌓은 노동운동가 출신이다.
『원칙을은 관철하는 현실정치가』를 자임하는 다나베는 국회대책위원장으로서의 수완을 인정받아 83년 9월 이시바시(석교)위원장시절 서기장으로 발탁됐다.
이때부터 자위대의 「현실 인정론」을 내걸어 현실주의 노선의 「뉴사회당」으로 서서히 탈바꿈 하는데 주력,86년 서구형 사회민주주의를 처음으로 당강령으로 내건 「신선언」을 채택시켰다.
86년 12월 고 에다 사부로(강전삼랑) 전서기장이 주도한 우파정책집단 「수요회」의 깃발을 물려받으면서 다나베는 『자위대 원자력발전소 문제에 현실직시』 (87년 1월),『사민연과의 통합』(89년 3월),『신선언 개정,당명변경』(89년12월)등 연합정권을 전제로한 「정권정당」에로의 변신을 목표로한 제언을 계속 발표,지난달 나온 당개혁안의 기조를 만들었다.
그의 이같은 우파적 색채가 당내에서 큰 반발을 사고있음은 이번 선거에서도 명백히 드러나고 있어 앞으로의 전도가 평탄할 것 같지는 않다.
「자위대·미 일안보·한 일 기본조약·원자력발전」 안정이라는 그의 현실노선이 결국 당의 기본이념을 변질시켜 사회당의 근간을 뿌리째 흔들고 있다는 우려가 특히 지방당간부들 사이에 폭넓게 혼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권정당」으로의 탈피가 최대목표인 제1야당으로서 사회당은 자민당으로부터의 「자사양당제」 유혹을 물리쳐야 하는 한편 『헌법을 고쳐서라도 자위대를 해외파견해야 한다』는 일본국민 사이에서 대두되는 보수우익분위기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도 큰 문제로 보인다.<동경=방인철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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