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쇼크' 한국엔 호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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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이웃의 고통은 나의 기쁨?'

놀부 심보다. 그러나 중국 주식시장을 바라보는 국내 증시의 태도가 딱 이렇다.

1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0.03 오른 2785.43을 기록했다. 전날의 급락세(-4.92%)가 진정되는 모습이다. 전날 중국 증시는 전국인민대회 상무위원회 청쓰웨이(成思危) 부위원장이 버블을 경고하고 나서고, 중국 정부가 주식자금 대출 금지 등 잇단 긴축 조치를 내놓으면서 급락했다. 2004년 4월 중국 긴축 리스크로 국내 증시가 20% 이상 급락했던 '차이나 쇼크'가 연상될 법하다.

반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22.67(1.67%) 오른 1382.9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12일 이래 가장 큰 상승폭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의 급락이 국내 증시에는 호재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단기적으로는 중국 증시와의 동조화 우려가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차별화가 진행돼 국내 증시의 장점이 부각될 수 있다는 것이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한국의 대표 우량 기업들을 모아놨다는 KRX100의 주가수익비율(PER)는 10.26배에 그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홍콩과 중국 증시에 동시 상장된 기업들의 중국 시장내 PER가 33배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대표적 주가 측정지표인 PER로 따져볼 때 중국 증시에 비해 국내 증시가 그만큼 저평가됐다는 의미다.

대우증권 조재훈 투자분석부장은 "중국 증시 급락이 펀더멘탈의 문제는 아니기 때문에 심리적인 영향 외에 국내 증시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되레 최근 지나치게 중국으로 몰렸던 국내 자금의 쏠림현상을 어느정도 막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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