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위, 긴축예산에"시무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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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주민도 수입적어 울상>
○…올림픽과 버금가는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가 열리는 인구50만명의 셰필드는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1만여명의 젊은 지성들로 북세통을 이루어 축제분위기에 젖어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조직위원회나 주민들의 표정은 무척 시무룩하다.
대회 조직위는 엄청나게 줄어든 예산 때문에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은 물론대회가 원만하게 치러질지 걱정이며 주민들은 주민들대로 수입이 신통치 않아 표정이 밝지 않다.
영국정부가 지난 87년이 대회를 유치한 데에는 크게 두 가지 목표가 있었다.
첫째는 침체일로의 영국경제를 재건하는 기폭제로 활용하는 것과 둘째는 48년 런던올림픽이후 쇠락기를 맞고 있는 영국스포츠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려 보겠다는 것.
영국은 대회 규모 면에서도 올림픽과 버금가지만 경기기록 또한 올림픽·세계선수권대회와 어깨를 견줄만한 유니버시아드대회를 유치. 성공적으로 치름으로써 장기적으로는 2000년 올림픽유치 및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를 유치한다는 마스터플랜까지 세워놓고 있다.
이 때문에 영국은 이번 대회 예산으로 1억7천만 파운드(2천40억원)라는 엄청난 액수를 책정해놓았었다.
그러나 이 구상은 대회개막을 채1년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내각개편의 진통을 겪으면서 큰 차질을 빚게됐다. 대처 대신 들어선 메이저 내각은 긴축재정을 내세워 자금지원에 인색했고, 이에 따라 당초 대회경비 70%이상을 국고보조에 기대했던 셰필드 조직위원회는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을 수 없었던 것.
시설투자(1억4천7백만 파운드)는 국제규모의 폰스포지 수영장만을 신설했을 뿐 나머지 메인스타디움이라 할 돈 벨리스타디움(2만5천명수용)등은 기존시설을 개축하는 대신 보수하는 선에서 마무리지었다.
운영예산도 당초보다 무려 30%나 축소됐다. 운영요원도 턱없이 모자라 VSO(자원봉사기구·Volunteer Service Organization)를 통한 1천여명의 자원봉사요원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다 보니 시설 빈약·서비스부재로 인한 각국선수단의 불평·불만은 높을 수밖에 없게됐고, 적극적인 홍보열기는 찾아보기 힘들만큼 초라하기만 한 딱한 형편이다.
수익사업 또한 신통치 않다. 주 수입원이라 할 중계료 수입은 8천만 파운드에 그칠 전망이고 관광수입 또한 하계피서기와 겹쳐 당초 예상에 훨씬 못 미칠 것이라는 게 대회 조직위 관계자의 귀뜀이다. 두마리의 토끼를 한꺼번에 좇겠다고 별렀던 셰필드대회 조직위의 그릇된 선택은 월드컵·유니버시아드유치를 거냥 중인 한국스포츠 또한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 같다.

<출전 신청조차 안해>
○…북한 여자농구팀의 유니버시아드 출전이 끝내 좌절될 전망.
12일 선수단 2진으로 이곳에 도착한 북한여자농구팀(16명)은 13일 선수등록센터를 찾아 선수촌 입촌을 신청했으나 계약금을 접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입촌은 물론 선수등록조차 거부당한 것.
그러나 실은 북한여자농구는 출전신청조차 하지 않아 조 편성에도 빠져있는 것으로 드러나 북한체육의 허술함을 노출한 셈.
북한은 이번 대회에 축구·체조·수영·다이빙·여자농구 등 5개 종목 92명의 선수단을 파견.


○…유니버시아드의 하이라이트라 할 개·폐회식공개행사가 대회주최측의 일방적인 횡포로 국내 TV방송이 어렵게 됐다.
당초 KBS·MBC 측은 대회주최측에 취재권료 2천달러를 지불, 대회행사 및 경기장 취재방송을 할 예정이었으나 대회개막을 하루 앞두고 개·폐회식 행사는 이미 BBC(영국방송협회) 측과 독점계약을 했다고 통보, TV방송중계를 거부함으로써 차질을 빚게된 것.
총1백13개국 5천4백명의 대학생들이 참가한 선수단 입장 순서에서는 한국은 52번째로, 북한은27번째로 각각 입장하며 이날 개막식의 주빈으로 참석할 앤 공주가 개막선언을 하게된다. 【셰필드(영국)=전종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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