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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매잡지 『가교』로 남녀만남 주선 「인터내셔널 무슈 뚜」김정수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성실하고 가정을 잘 꾸밀 줄 아는 30∼40대 여성.」
「유머감각이 풍부하고 키가 큰 남자.」
국내에서 처음으로 등장한 중매전문잡지 『가교』를 펼쳐보면 각양각색의 구혼사연이 실려있다.
상대방을 일일이 만나본 뒤 교제여부를 결정하는 번거로움 없이 잡지를 통한 「지상미팅」 을 주선하는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미국·캐나다 독신회 한국 지회장인 김정수씨(56· 서울 보광동).
62년부터 29년간 5천20쌍의 국제결혼을 주선해 「인터내셔널 무슈 뚜」란 별명을 가지고있는 김씨는 그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90년8월 이 잡지를 창간했다.
『국제결혼을 많이 주선하다 보니 외국에는 예상외로 독신남녀의 만남을 위한 잡지가 많다는 것을 알게됐습니다.』
국내에서도 이런 것이 하나쯤 필요하다는 생각에 이 일을 시작했다는 김씨는 『처음엔 상당한 손해도 보았지만 한 쌍, 두 쌍 잡지를 통해 탄생되는 부부들을 보면서 보람을 느끼게 됐다』고 밝혔다.
계간으로 발행되는 이 잡지에는 20∼70대에 이르는 폭넓은 연령층의 구혼사연이 한번에 2백여명씩 소개되고 있다.
잡지를 보고 마음에 드는 상대가 있으면 주소가 적힌 별도의 책자를 구입해 본인이 직접 연락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는 것이 특색.
이 때문에 성사된 경우 김씨에게 연락해 준 것을 빼놓고는 파악하기 힘들지만 현재까지 약30∼40쌍의 부부가 잡지를 통해 탄생한 것으로 보고있다.
김씨가 결혼중매사업에 뛰어들게된 것은 지난 62년 우연히 국제결혼을 주선하게 되면서 부터.
경기도 안산출신으로 어린 시절을 미군부대의 하우스보이로 보낸 김씨는 독학해 「킴스 클리닝서비스」 란 청소용역업체를 세운 뒤 많은 미군·군속들과 친분을 쌓게됐다.
한국여성을 소개시켜 달라는 미국인 친구들의 진지한 부탁 때문에 한국여성과의 미팅을 주선했으며 여기에서 10여쌍의 국제결혼부부가 탄생했다. 보람을 느낀 김씨는 이듬해 미국·캐나다 독신회와 제휴, 본격적인 국제결혼 사업을 펼치게 됐다.
미국의 독신회는 독신주의자 모임이 아니라 결혼을 원하는 독신남녀의 모임으로 이곳에서 출간되는 잡지인 『메트리싱글스매거진』이 바로 『가교』의 원조격인 셈.
『앞으로는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미혼모의 결혼주선에 힘쓸 계획입니다.』
「중매도사」지만 자신은 정작 연애결혼을 했다는 김씨는 아들(28)과 함께 이 일을 하고 있으며 아들에게 대를 잇게 할 계획이라고 했다. <홍병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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