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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가서 몇 년씩 썩는다는 말 맞기도 하고 잘못한 것 같기도…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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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노무현 대통령이 29일 경기도 포천군 육군 맹호부대를 방문, 기념촬영 뒤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포천=안성식 기자]

노무현 대통령이 29일 경기도에 있는 승진부대와 맹호부대를 찾았다. 군 병영문화 개선 현황을 둘러보기 위해서다. 노 대통령이 일선 군 부대를 찾은 건 2005년 7월 12일 해병대 훈련소 방문 이후 1년6개월 만이다.

부대 현황을 보고받은 노 대통령은 장병들에게 지난해 12월 21일 민주평통 연설에서 논란이 됐던 "군대 가서 몇 년씩 썩는다"는 발언에 대해 해명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번에 내가 '군에 가서 남의 귀한 자식 왜 썩히고'라고 했는데 말을 잘못한 것 같기도 하고, 보기에 따라 맞는 말 같기도 하다"며 "군에 오는 사람들은 그 시간 동안에 자기 계발을 못하니까 잃어버린 시간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청년 인적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군 복무 제도와 더불어 학제 개편 문제, 다음에 사회복지 봉사 의무라든지 이런 것까지 포괄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국방부에서 정리해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또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핵심은 지배와 복종인데, 합법적인 지휘와 복종이 있고 합법적이지 않은 지배와 예속이 있다"며 "이 구별을 정확하게 잘 해내야 사회가 순탄하게 발전한다"고도 했다.

노 대통령은 병사들과 오찬을 함께하고 "맨 처음 (군에서) 받은 월급이 390원이었다" "저는 형님들이 있어서 돈을 좀 얻어다 썼다"는 등 과거 자신의 군 생활 경험들을 얘기했다.

충성클럽(PX)과 샤워장, 생활관(내무반) 등을 둘러보며 "머리를 잘 깎았다. 대통령 온다고 특별히 깎았나. 높은 사람 오면 고달프지?"라고 위로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의 군 부대 방문에는 김장수 국방부 장관과 김관진 합참의장, 박흥렬 육참총장 등이 함께했다.

글=박승희 기자<pmaster@joongang.co.kr>
사진=안성식 기자 <anses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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