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동에 외국인학교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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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서울 용산구 한남동 보광정수장 부지에 국제 수준의 외국인학교가 들어설 전망이다. 서울시는 내년 12월께 폐쇄될 예정인 보광정수장 부지 6천여평에 2006년 개교를 목표로 1천여명의 학생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의 외국인학교를 설립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23일 밝혔다.

시는 당초 시교육청 소유인 용산구 갈월동 옛 수도여고 자리 4천평 부지를 외국인학교 터로 검토해왔다. 그러나 시교육청은 "영어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옛 수도여고 자리에 영어만 사용토록 하는 '영어체험마을' 조성을 추진하겠다"며 난색을 보였다. 이에 따라 시는 우선 시유지인 보광정수장 부지를 대체지로 선정, 정수장 부지 1만8천여평 중 임야를 제외한 6천여평에 외국인학교를 짓겠다는 구상이다.

시 산업국 국제협력과 장석명(張錫明)과장은 "정부와 협의해 늦어도 연말까지는 구체적인 계획안을 수립할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1단계로 보광정수장 부지에 외국인학교를 설립하고 추후 시 교육청과 협의를 거쳐 2단계로 수도여고 부지에도 외국인학교를 짓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19일 산업자원부는 서울 용산지역과 경남 사천시 등지에 세계 유수 대학의 입학 자격이 주어지는 국제공통대학입학자격(IB) 프로그램을 갖춘 국제 수준의 외국인학교를 설립한다는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새로 들어설 외국인학교는 사실상 정부와 시가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공식 지원하는 첫 모델이다. 시가 학교 부지를 확보하면 산자부는 건축비 등을 부담할 방침이다. 현재 학교시설 부지가 좁은 외국인학교 학생들이 일부 옮겨오게 되며 영어권뿐 아니라 독일어.프랑스어 등 유럽어권 외국인학교들도 들어서 '멀티랭귀지 종합학교'로 운영될 예정이다.

신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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