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서서히 회복…2004년 지수 875線 될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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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한국 증시가 올 초보다 30% 올랐지만 내년엔 경기가 U자형으로 완만히 회복되면서 종합주가지수 875선까지 도달할 것이다."

모건스탠리 아시아 담당 투자전략가인 노먼 빌러민과 경제분석가인 앤디 시에는 20일 홍콩에서 한국 기자단과 간담회를 열고 "세계의 경제 회복 흐름에서 소외됐던 한국 경제가 내년엔 4.9% 성장하면서 증시도 꾸준히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빌러민은 외국인이 올해 한국 주식을 많이 사들인 것은 "한국 기업들이 전에 없던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으로 주식 가치를 높였기 때문"이라며 "수익구조가 좋은 데다 향후 성장성도 커 외국인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빌러민은 또 "가계부채 문제가 내년에는 상당 부분 해소되면서 개인들도 증시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아직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내수를 감안해 중앙은행이 금리를 급격히 올릴 가능성은 없다고 전망했다.

시에도 "V자형 경기 회복을 기대하긴 힘들지만 금융.기업 구조조정 덕분에 경제의 기본틀이 개선됐다"며 "내년에는 수출뿐 아니라 내수도 살아나 경제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은 불안 요인도 많다고 지적했다.

시에는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시장과 위안화 정책이 한국의 지속적 경제 성장에 큰 변수로 떠올랐다"며 "절반의 성공에 그친 구조조정을 완성하는 게 한국 경제가 살아남는 길"이라고 말했다.

빌러민도 "최근 중국이 경기 과열을 식히기 위한 조치들을 취함에 따라 내년부터 한국과 대만 등 동아시아 국가들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의 향후 성장은 중국의 금리와 투자 정책에 좌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콩=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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