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가족 9명 구한 犬公…불나자 크게짖어 잠 깨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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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목포소방서는 19일 한밤중에 불이 나자 큰 소리로 짖어대 자고 있던 주인 등 9명의 목숨을 구한 1년 된 푸들 '짱이'와 10개월 된 진돗개 '리오'를 명예소방견으로 위촉하고 명예소방견 목걸이를 채워줬다. 또 명예소방견 위촉패가 부착된 '사랑의 집'도 선물로 건넸다.

이들 개가 주인 등을 구한 것은 지난 12일 오전 3시쯤 전남 목포시 상동의 식당.카센터 등 점포 3곳과 가정집이 들어선 1층짜리 조립식 패널 건물에서 불이 났을 때였다.

오리 전문식당 주인 김정남(48)씨는 개들이 다급하게 짖어대는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깬 뒤 밖으로 나와서야 불이 난 사실을 알았다. 金씨의 점포 옆에 붙어있는 장어구이 집에서 불길이 솟고 검은 연기가 집안 쪽으로 스며들고 있었다. 金씨는 부인과 세 딸을 깨워 대피시키고, 카센터 주인인 최동아(33)씨 가족 4명도 대피토록 했다.

金씨는 "옆집 개인 리오가 불이 난 것을 보고 짓자 우리집 개인 짱이도 따라 짖어 잠에서 깼다"며 "식당 안에는 조리용 LP가스통 6개가 있어 조금만 늦게 일어났다면 대형 사고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재 당시 이들 개는 살림집과 연결된 식당 주방쪽 뒤뜰 개집에 나란히 묶여 있었고, 불은 식당 내부 7평을 태우고 10여분 만에 진화됐다.

목포=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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