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명인] 이상희 우리은행 차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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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최근 우리은행에서 '세일즈 명장'이란 칭호를 받은 우리은행 소공동 지점의 이상희(44.사진) 개인금융(PB) 담당 차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PB 명장'이다. 세일즈 명장은 영업점 개인고객 전문가 8백명 가운데 영업 성과가 좋은 5명을 뽑아 인증패와 해외연수 기회를 주는 제도다.

그가 세일즈 명장에 오르게 된 것은 바로 실적 때문이다. 올 상반기 그의 수신액은 6백억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2백억원이나 많은 실적을 올렸다.

'경쟁자의 고객을 내 고객처럼 생각하라.' 그의 첫번째 영업 비결이다.

그의 경험담 하나. 서울의 한 시장 주변 지점에 근무할 때였다. 이 지역에 있던 한 은행이 철수하려 하자 경쟁 은행들은 철수하는 은행의 고객을 끌어들이려 발벗고 나섰다.

"고객을 잡아야겠는데 짧은 시간에 그 많은 고객을 일일이 찾아다니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철수하는 은행의 지점장을 찾아갔다. 처음 보는 사이였지만 지점장에게 다짜고짜 '관리 고객을 저에게 넘겨 주십시오. 그러면 은혜는 잊지 않겠습니다'고 부탁했다. 그랬더니 그 지점장은 처음엔 멈칫하더니 대담함과 당돌함 때문인지 흔쾌히 고객을 넘겨줬다." 이렇게 해서 철수하는 은행의 고객 절반가량을 자신의 고객으로 만들었다. 그는 또 쉬운 것 같지만 가장 어려운 게 "기본에 충실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예전에는 은행 필요에 따라 상품을 만들어 고객에게 판매했지만 요즘에는 고객 입장에서 꼭 필요한 것을 제공해야 합니다."

고객이 안전성을 원하는지 수익성을 지향하는지 꼼꼼히 따지는 게 그의 주요 일과다.

그는 요즘처럼 금리가 오르고 부동산 시장이 잠잠하면서 향후 전망을 점치기 어려울 때는 당분간 관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투자자들에게 충고한다. "요즘 시장이 예측할 수 없는 상태에 있습니다. 이럴 때는 장기보다는 중단기 상품에 투자한 뒤 시장의 흐름을 지켜보는 게 중요합니다."

또 목돈 마련을 위해 하나의 적금형 상품에 모든 금융 자산을 쏟아붓는 시대는 지났다고 한다. 고정금리를 주는 적금보다는 안전성과 수익성을 고려한 실적배당형 상품을 통해 높은 수익을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정기예금에는 세금우대 수준의 금액만 넣어 두고 원금이 일정 부분 보장되면서 수익성이 예금보다 두세 배 높은 시장연계형 상품을 선택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 상품을 고집하지 말고 다양한 상품에 분산 투자해 평균 수익률을 높이는 방식으로 투자해야 합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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