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비 주둔기지 이전 추진/클라크기지는 일단 폐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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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피나투보화산 3년이상 활동 예상
【마닐라·워싱턴=외신 종합】 필리핀 피나투보화산의 잇따른 폭발로 인한 화산재 등의 피해가 커짐에 따라 미국의 최대 해외공군기지 클라크공군기지가 비행장으로서는 영구히 회복불능이 될 것이라고 23일 한 미국관리가 말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지가 전했다.
필리핀주재 미 해군대변인은 23일 수빅만 해군기지는 2∼3주내에 기능이 대부분 회복될 것이지만 클라크공군기지는 6개월간 폐쇄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이와 함께 미 볼티모어선지는 미 정부가 필리핀 화산폭발을 계기로 필리핀내 주요 미 군사시설을 다른 아시아­태평양지역으로 옮길 것을 검토하게 됐다고 전하고 이렇게 될 경우 이 군사기지 이전조치는 영구적인 계획의 일환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볼티모어선지는 미 고위관리의 말을 인용,『피나투보 화산폭발은 클라크공군기지와 수빅만 해군기지에 결정적인 피해를 줬다고 밝히고 『화산의 폭발이 계속 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기지의 폐쇄 및 이전이 불가피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필리핀 화산전문가들은 21일부터 22일 오전에 걸쳐 모두 1백50여차례의 화산진동이 관측됐다고 밝히고 피나투보화산이 앞으로 적어도 3년동안은 간접적인 분출작용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1천5백여명의 미 공군은 22일 본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항공모함 미드웨이호를 타고 필리핀의 수빅만 해군기지를 출발했다.
화산전문가들은 이날 피나투보화산분출로 발생한 화산재가 클라크기지를 포함한 인근지역을 폭우처럼 뒤덮었으며 수증기가 5천m 상공까지 치솟았다고 말했다.
필리핀 PNA통신은 피나투보 화산에서 북쪽으로 4백50㎞ 떨어진 북부 바부얀섬의 디디카스 화산에서 지난 17일 강력한 지진이 발생,주민들을 공포에 몰아 넣었다고 전했다. 섬주민들은 필리핀내 21개 활화산중의 하나인 디디카스 화산에서 굉음이 들려온후 이같은 지진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 태평양지구 총사령관인 참스 라슨 제독은 최근 마셜군도방문을 마친후 가진 한 회견에서 『미국은 클라크기지의 폐쇄결정을 내리더라도 이 기지와 비슷한 규모의 새 공군기지를 태평양지역에 다시 건설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그 대신 괌도 및 한국·일본·싱가포르 등에 있는 기존시설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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