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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칭 무공해후보 “20일은 대청소날”/막바지 득표전…뜨거운 유세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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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46년 토박이” 한표 부탁/「택시기사 운동원」 6백명 활용 부러움/“불법선거운동 중단 공동선언” 제의도
○야,민자 비난 한목소리
○…16일 오후 서울 방배동 동덕여고에서 열린 서초6 합동유세장에서 30대의 신민·민주후보들은 민자당의 탈법선거운동을 잇따라 공격한 반면 민자후보는 이를 의식않고 정책공약을 부각.
이철호 후보(민자·49)는 한의사 출신임을 내세워 『맥을 짚어보면 어디가 잘못되어 있는지 알 수 있는 의사감각으로 서울시의 잘못된 행정을 바로 잡겠다』며 『방배2동 재개발사업과 물탱크 확장공사를 우리당 김덕용 국회의원과 함께 서울시로부터 확약받았다』고 주장.
민주당의 이석원 후보(34)는 3백여명밖에 모이지 않은 청중이 민자후보 연설후 그나마 대거 빠져 나가자 『내 얘기도 끝까지 들어달라』고 한뒤 『통반장·부녀회장들을 앞세워 음식을 제공하는등 관권·금권선거가 판치고 있다』면서 불법선거운동 중단 공동선언을 하자고 강조.
김경문 신민당 후보(37)는 『구국의 결단이라고 자랑하는 3당통합 결과는 부동산투기·앙등으로 나타났다』며 『그들은 우리의 젊은이들을 쇠파이프와 몽둥이로 때려 죽인 공안정권』이라고 정치공세에 초점.
○이선희 후보 나이 공방
○…16일 오후 2시 서울 대흥동 숭문고 운동장에서 열린 마포 3선거구의 합동연설회장에는 가수 이선희양(26·민자)의 10대팬 등 무려 3천여명에 달하는 청중들이 몰려 이날 서울의 유세장 가운데 가장 많은 청중수를 기록.
지난주 합동연설회때 이선희 후보의 호적나이 정정문제를 들고 나왔던 이남범 후보(41·신민)는 이와 관련,『자신의 나이를 찾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법원에서 하룻만에 정정해줬다는 것이 문제』라며 이후보를 인신공격하기 위해 나이문제를 폭로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
그러나 이양은 『어른이 오죽 할일 없었으면 충남 깡촌시골까지 가서 어린애 호적이나 떼오느냐』고 일침했다. 이후보는 또 한 경쟁후보가 이후보가 물질공세를 펴는 것을 꼬집어 『민자당 후보가 되더니 사탕발림한다』고 비난하자 『어른이 아이에게 하는 것이 사탕발림이지,아랫사람이 윗사람한데 사탕발림한다는 말 들어봤느냐』며 반격했다.
○시민운동 교수의 호소
○…서울 송파 3선거구 합동유세에서 첫번재 등단한 무소속 이영희 후보(47)는 시민운동을 해온 교수답게 『운동은 좋아하지만 운동권 교수는 아니다』고 주장하고 『국회의원과 당에 머리를 숙이는 시의원이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느냐』며 시민후보인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해 열띤 박수를 유도.
신민 최창규 후보(44)는 치과의사인 자신의 직업을 소개하며 『주민들의 아픈 곳을 썩은 이 뽑듯이 뽑아버리겠다』고 말해 폭소를 사기도.
민주 문상호 후보(36)는 비리와는 타협않는 민주당 후보를 뽑아줄 것을 호소했으며 마지막으로 등단한 민자 정인섭 후보(48)는 이 지역의 민자당 출신 4명의 구의원들이 이미 발표한 공약을 종합,빠른 시일내에 해결하도록 힘쓰겠다고 거듭 다짐.
이날 연설회에서는 선거전이 치열해지면서 후보들이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해 선관위로부터 연설도중 주의를 받기도.
○7∼8분간 횡설수설
○…16일 오후 1시 용두국교에서 열린 동대문갑 1선거구(신설동·용두1,2동·제기1,2동) 합동연설회는 8백여명의 청중이 모인 가운데 민자·신민·민주 세후보가 열띤 3파전을 전개.
동경시장 상주연합회장인 민자당 손윤준 후보(52)는 『대학생들이 스승을 때리고 끌고 다니는 패륜이 횡행하는데 오히려 그들을 두둔해 사회불안을 조성하려는 세력이 있다』며 일부 야당·급진재야운동권을 비난.
이에 신민당의 황인명 후보(49·새한약품 대표)는 『구국의 결단이라는 3당 합당으로 나아진 것은 하나도 없고 오히려 민자당의 정권욕 때문에 나라가 어지럽다』고 반격.
민주당의 서효석 후보(45·한의사)는 『수녀와 국회의원이 강물에 빠지면 썩은 국회의원이 강물을 오염시키기 때문에 국회의원을 먼저 꺼내야할 정도』라는 독설을 퍼부으며 기존 정치권에 대한 유권자의 반감을 자극.
맨먼저 단상에 올랐던 공명민주당의 정재복 후보(45)는 국졸 출신으로 직업이 「운반업」으로 돼있는데 『나는 연설도 잘못하고 원고도 준비못했으나 4년후 다음 선거때는 잘 할테니 이번엔 내려가라고 하지만 말아달라』며 7∼8분간 횡설수설한 후 내려와 청중들이 어리둥절.
○분단장도 안해봤다
○…7명의 후보가 난전을 벌이는 「신정치 1번지」 서울 강남 2건거구(압구정동·청담동)의 16일 2차 유세에서 무소속 김정욱 후보(45·서울대 교수)는 『최근 운동권출신 교수라는 소문을 퍼뜨리는 사람이 있는데 나는 학생회장은 커녕 분단장도 안해본 사람』이라며 자신이 절대 과격한 인물이 아님을 강조.
무소속 조용진 후보(38·회사대표)는 『지금은 전문지식을 가진 사람이 필요한 때가 아니라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팔걷어 붙이고 나설 열정을 가진 인물이 필요한 때』라며 은근히 김후보를 공격.
또한 조후보는 『등록된 선거운동원이 한명도 없지만 전국 최다득표할 것이라 믿고 있다』며 기염을 토했다.
이날 무소속 서정윤 후보(45·회사대표)는 자신이 이 지역에서 46년동안 살아온 토박이임을 강조하며 무성한 주목 한그루와 빈약한 다른 한그루를 들고 나와 『뿌리가 깊은 토박이라야 나무가 무성해진다』고 강조,기자들의 플래시세례를 받기도 했다.
○상대비방에 청중 눈길
○…남가좌동 연가국교에서 열린 서대문 5선거구의 유세에선 각 후보들이 상대방 후보에 대한 비난과 자신의 자랑으로 일관해 유권자들이 눈살을 찌푸리기도.
건설회사 사장인 김순애 후보(40·민자)는 『돈없는 야당후보가 시의회가면 돈만 챙기려 들 것 아니냐』며 야당후보를 은근히 공격한 뒤 신민당 후보가 불법으로 유인물을 뿌린다며 해당유인물을 공개.
이와 관련,오광렬 후보(51·신민)는 『그 유인물은 내가 신민당 창당을 축하하며 지은 한시다. 대학도 제대로 안나온 여자가 무식해서 읽기나 하겠느냐』고 반박한 뒤 민자측이 제공한 양산·은수저세트를 들고 나와 『이것이 도대체 누가 준 것이냐』며 똑같은 방법으로 응수.
또 민주당 민원숙 후보(51·여)는 장면 전 총리의 비서경력을 내세우며 젊을때 이미 큰 정치를 배웠다고 한뒤 현 김대중총재도 목포에서 내가 도와줘 국회의원에 당선됐다고 자랑하며 한표를 호소.
○“이불속서 남편 설득”
○…서울 동대문 2선거구 합동유세에서는 유권자들의 호응을 끌어내기 위한 기발한 내용의 말들이 등장해 관심을 모았다.
신민당 지용호 후보(26)는 자신을 『동대문의 청색신호,깨끗한 알몸의 무공해 후보』라고 소개한 뒤 『투표일인 20일을 대청소의 날로 잡고 썩은 인물·썩은 정치를 몰아내자』고 주장.
민주당 김을동 후보(46)는 『남성 유권자들은 못들은 체 하라』고 전제한 뒤 『이번 광역선거에 출마한 여성후보자는 전체의 3%에도 미치지 못하는 형편』이라며 『우리 지역에서라도 여성후보인 내가 일할 수 있도록 여성 유권자들은 남편들에게 이불속 송사를 벌여달라』고 주문,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저마다 승리장담 각축
○…무소속 후보없이 민자·신민·민주 3당 후보만 출마한 중랑 6선거구에서는 선거운동이 종반전으로 접어들면서 저마다 승리를 장담하며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있다.
민자당 배정수 후보(49)는 당조직외에도 14년간의 개인택시 운전경력을 바탕으로 이 지역 6백여명의 개인택시 운전사들을 「달리는 운동원」으로 활용.
특히 1백여명의 운전사들은 매일 선거사무실에 출근,유세장·시장·상가 등을 누비며 홍보물을 돌리는등 적극적인 선거운동원으로 동료애를 과시하고 있다.
배후보는 운전사출신답게 ▲신호등시설 정비 및 현대화 ▲버스노선 증설 등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신민당 조순형(59) 후보는 전 민주당 의원인 조순형씨와 한자까지 이름이 똑같아 화제.
약재상을 경영하는 조후보는 ▲구보건소·인원·시설확충 ▲서민층에 대한 의료혜택 확대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한편 민주당 김사용 후보(45)는 망우동 한곳에서 18년동안 약국을 해온 점을 내세워 유권자들의 30% 이상이 자신을 지지할 것이라고 장담.
○두딸 응원하다 울음
○…용산 2선거구의 첫 연설자인 하용선 후보(68·민주)는 최초의 지자제인 30년전 서울시 의회의원을 지낸 관록과 경력을 내세워 쓸데없는 공약보다는 경륜과 성실을 강조하며 『5·15때 박탈된 시의원자리를 다시 찾아달라』고 호소.
특히 금권·타락선거를 비난하며 『내겐 돈이 없다. …딸자식은 여섯을 두었다』고 하자 청중 맨앞줄에 앉아있던 두딸들이 『아버지 힘내세요』라고 외치며 울음을 터뜨려 장내가 한때 숙연해지기도 했으며 하후보는 다른 두 후보의 연설이 모두 끝날 때까지 혼자남아 자리를 지키다 마지막 정창진 후보(57·신민)의 유세가 끝나자 연단에 올라 손을 잡고 격려하는 정경을 보여 주민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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