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루이스 벤존슨 3년만에 재대결 육상계 "후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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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육상의 꽃인 1백m의 세기적 라이벌 칼 루이스(미국·30)와 벤 존슨(캐나다·29)이 오는 7월 피할 수 없는 숙명의 대결을 벌이게 돼 세계육상계의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80년대 육상계를 뜨겁게 달구었던 세계 최고의 두 스프린터가 서울올림픽후 3년만인 오는 7월1일 각각 30만달러(약2억2천만원)의 출전료를 받고 프랑스그랑프리 국제육상대회에서의 재대결을 선언한 것이다.
두 선수는 지난 서울올림픽 1백m 결승에서 맞붙어 벤 존슨이 9초79의 경이적인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했다. 그러나 벤존슨은 약물 복용 사실이 드러나 메달 및 기록박탈과 함께 2년간의 출전 정지 처분을 받고 지난해 9월 해금, 각종 실내 육상 대회에서 재기의 레이스를 펼쳐왔다.
칼 루이스는 서울올림픽에서 벤 존슨의 기록 박탈로 9초92의 세계신기록으로 존슨의 금메달을 차지하는 등 절정기를 맞았으나 이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채 최근 들어 6세 연하의 상승주 르로이 버렐(미국·24)에게 추월을 허용한 상태다.
루이스는 지난1월의 음주운전사고로·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등 문란한 사생활로 훈련을 게을리 해왔다는 지적을 받고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세계육상계가 이들의 대결에 그토록 관심을 보이는 것은 두 선수가 오는8월 동경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명예회복을 위해 절치부심, 예전의 페이스를 서서히 회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의 감정적 라이벌의식까지 작용, 벌써부터 장외설전 등 경기외적 요소도 커다란 흥미를 끌고있다.
지난 80년 이후 맞대결에서 10승6패로 우위를 보이고 있는 존슨은 87년 로마세계선수권대회 우승 이후의 기록·순위를 박탈당한 반면 루이스는 83년 헬싱키, 87년 로마세계선수권대회, 84년 LA·88년 서울올림픽을 연패하면서 호각세를 유지해왔다고 할 수 있다.
벤 존슨은 지난해 복권된 이후에는 각종 실내육상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공백을 메워가고 있으며 칼 루이스도 소속 샌타모니카클럽에서 하루8시간씩의 강훈을 거듭, 두 스타의 레이스결과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있다.
대회조직위는 이들 외에 89, 90년 세계최고기록(9초94·9초96)을 수립하며 혜성처럼 떠오른 르로이 버렐의 대회참가도 권유하고 있다. 아직 확답을 못 받은 상태이나 두 스타만큼의 출전료를 줄 경우 참가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이들 트리오간의「세기의 레이스」가 이루어질 가능성도 높다.
버렐은 89년 미국육상선수권대회에서 9초94로 우승해 세계랭킹 1위에 랭크된 이후 90년7월 굿윌 게임, 9월 아테네그랑프리대회에서 루이스를 연거푸 제친바 있다.<신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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