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년 일 최초 여성공사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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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지구상의 1천5백만명에 달하는 난민을 원조하는 유엔 난민구제고등판무관(United Nations High Commissioner for Refugees)사무소에는 2천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전세계에 퍼져있는 현지사무소만도 1백개가 넘는다.
그 사무소를 이끄는 사람이 일본여성인 오가타 사다코(서방정자)씨. 일본인으로 유엔기관의 장이 된 것은 이번이 두번째인데, 그는76년 4월 유엔의 일본정부대표부 공사로 임명되어 「일본최초의 여성공사」로 화제를 모은바 있다. 그후 그에게는 국제기관에서 일하는 많지 않은 일본여성으로 그가 맡는 직책마다 「최초의 일본인」「최초의 일본여성」이라는 칭호가 늘 붙어 다닌다. 국제정치가 전공으로 지난해 말까지 일본상현대 외국어학부장을 지냈다. 외교관의 딸로 3세부터 10세까지 미국·중국 등에서 살았던 그는 「일본은 왜 전쟁을 시작했나」라는 의문을 풀기 위해 국제정치학을 공부했다고 한다.
유엔공사시절 일본인으로는 처음으로 유니세프집행이사회의장·유엔인권위원회일본정부대표·캄보디아 난민조사단장(79년)을 지냈다.
대학시간강사 등을 지내다 40세가 넘어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한 그는 여성은 인생이 길으니까 서두르지 말라고 후배들에게 충고한다. 늘 일속에 묻혀 사는 그의 건강의 원천은 40년 이상 계속한 테니스. 63세의 나이라고 믿어지지 않게 젊고 세련된 멋쟁이인 그는 일본개발은행부총재인 남편 오가타씨 등 가족과 떨어져 최근 스위스 제네바로 부임했다. 임기는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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