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득점왕 아무도 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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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바로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마그노(전북 현대)와 김도훈(성남 일화)이 벌이는 프로축구 K-리그 득점왕 경쟁은 결국 올 시즌 마지막 경기(16일)까지 가야 가려지게 됐다.

마그노가 앞서가면 김도훈이 따라가고, 김도훈이 몰아치기를 하면 마그노가 또 도망가고. 12일에도 그런 양상은 그대로 이어졌다.

익산에서 안양 LG를 만난 마그노는 후반 5분 특급 도우미 에드밀손의 프리킥을 받아 왼발 슛으로 시즌 27호 골을 넣었다. 김도훈과는 2골차로 벌어져 득점왕 타이틀을 거의 손에 잡은 듯했다. 그러자 그때까지 침묵하던 김도훈이 마치 마그노의 득점 소식을 들었다는 듯이 득점포를 가동했다. 김도훈은 성남 홈경기에서 수원 삼성에 0-2로 뒤지던 후반 25분 신태용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 대각선 슛으로 시즌 26호 골을 이끌어냈다. 다시 1골차. 여전히 역전의 기회는 남아 있다. 이제 최종 결과는 16일 한 경기에 달려 있다. 전북은 광양에서 전남 드래곤즈와 맞붙고, 성남은 대전에서 대전 시티즌과 대결한다.

마그노는 사실 더 멀리 달아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전반 13분 보띠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찼으나 긴장했는지 골키퍼 가슴으로 공을 날리고 말았다. 2분 뒤 오른발 슛은 왼쪽 골문을 살짝 스치고 지나갔다.

후반 5분 마침내 마그노의 득점포가 터졌다. 에드밀손이 프리킥을 뒤로 살짝 밀어주자 달려들면서 아크서클 왼쪽에서 왼발 슛, 공은 수비수를 맞고 꺾인 후 골문 왼쪽을 갈랐다. 마그노는 "남은 한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해 꼭 득점왕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김도훈은 수원과의 성남 홈경기에서 후반 3분 미드필드에서 전재호가 밀어준 공중볼이 수원 골키퍼 이운재의 손에 들어가는 순간 골키퍼 차징까지 하며 공을 골문 안으로 넣을 만큼 강한 골 집착을 보였다. 수원의 압박 수비에 밀린 도우미들은 전반 내내 한 차례의 슛 찬스도 만들어주지 못했다.

그러나 후반 25분 신태용이 아크 정면에서 밀어준 공을 받은 김도훈은 수원 수비수 김영선의 태클을 피해 한번 치고 들어간 뒤 오른발로 꺾어차 기어코 26호골을 성공시켰다. 김도훈은 "대전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꼭 골을 넣겠다. 지금까지 두 마리 토끼(득점왕.도움왕)를 좇았는데, 이제는 한 마리(득점왕)만 잡아야 되지 않겠나. 동료들이 많이 도와주는데 거기에 부응하고 싶다"고 말했다.

익산=진세근, 성남=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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