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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느낌] 곰이 집에서 쫓겨났대 … 왜냐고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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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이 되면 어린이들을 겨냥한 애니메이션이 봇물을 이룬다. 올 겨울도 예외가 아니어서 춤추는 펭귄의 모험을 그린 '해피피트'(지난해 12월 개봉), 깜찍한 동물들이 대거 등장하는 '부그와 엘리엇'(4일 개봉), 일본 인기 만화의 극장판 '나루토-대흥분! 초승달 섬의 애니멀 소동'(4일 개봉), 인간이 되고 싶은 천년여우의 판타지 모험담 '천년여우 여우비'(25일 개봉), 여기에다 한국 애니메이션의 고전 '로보트태권V'(18일 개봉)까지 5편이 준비돼 있다.

이 중 '부그와 엘리엇'은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동물 캐릭터의 경연장이다. '마다가스카' '아이스 에이지' '와일드' 등 동물 소재 애니메이션을 선호하는 할리우드의 최근 경향이 잘 드러나 있다. 영어 제목은 '오픈 시즌'으로 야생동물 수렵금지 기간이 끝나고 사냥철이 시작되는 시기를 가리킨다.

주인공 곰 부그는 엄청난 덩치와 달리 야성을 잃고 인간의 손에 곱게 자라며 안락한 생활에 젖어 있다. 어느날 마을에 갔다가 난폭한 사냥꾼 쇼에게 잡혀 생사를 헤매던 수사슴 엘리엇을 구해준다. 그러나 엘리엇은 산으로 도망가지 않고 부그를 졸졸 쫓아다니며 친구가 되자고 엉겨붙는다. 그러면서 부그에게 인간 사회보다 산속 생활이 훨씬 재미있다고 꼬드긴다. 엘리엇 때문에 대형 사고를 친 부그는 결국 산속으로 내동댕이쳐진다.

영화 속 야생의 공간은 현실과 동떨어진 판타지가 가득하다. 약한 자는 강한 자의 먹이가 된다는 약육강식이나 적자생존의 법칙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오리.고슴도치.비버 등이 우정을 나누며 조화롭게 살아가는 '동물의 천국'이 펼쳐진다. 그러나 사냥철이 시작되면서 인간의 탐욕이 동물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자 동물들은 힘을 합쳐 인간에게 대항한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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