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써니 운동'…고객도 봉사활동 유도 지원자 곧 1만명 돌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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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9면

경희대 자원봉사 동아리 GCS의 대표인 조현철(25.관광학부 4년)씨. 그는 여름방학 중이던 지난 8월 중순 동아리 회원 6명과 함께 버림받은 어린이들을 보호하는 서울 신월동 SOS어린이마을에서 사흘을 지냈다.

떡볶이도 만들어 주고, 청소도 하고, 시설을 새단장하려 페인트칠도 했다. 책도 40권을 선물했다. 비용은 SK텔레콤이 댔다. 011 또는 017 고객이 어떠어떠한 자원봉사를 하겠다고 신청하면 SK텔레콤이 적절한 것을 골라 비용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에 선발됐던 것.

이처럼 직원뿐 아니라 고객들이 봉사활동에 나서게 하는 것이 SK텔레콤 사회공헌 활동의 특징이다. 고객 봉사단 가입 신청을 받은 뒤 단원들이 SK텔레콤의 봉사 프로그램에 참여하게도 하고, 또 조씨처럼 봉사 활동 계획을 꾸며오면 심사해 지원한다. 현재 매달 10개 팀을 뽑아 2백만원까지 비용을 대주고 있다. 활동을 가기 전에 회의 등을 해야 하면 서울 종로의 SK텔레콤 본사 회의실도 빌려준다.

고객 봉사단 구성은 지난 7월 시작했다. 봉사단의 이름은 '써니(Sunny)'. 세상 곳곳에 내리쬐는 따스한 햇살이 되자는 뜻이다. 가입 신청은 20대용 요금제 브랜드인 TTL 홈페이지(www.ttl.co.kr)에서 받는다. TTL 가입자뿐 아니라 011.017 이용자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현재까지 8천5백여명이 봉사단으로 이름을 올렸다. 제훈호 사회공헌팀장은 "써니 운동을 통해 SK텔레콤의 전 직원(4천5백명)보다 많은 시민들이 봉사활동을 펴게 됐다"며 "봉사단에 대학생들이 많고, 이들이 봉사에서 얻을 수 있었던 기쁨을 친구들에게 알리며 가입이 점점 늘고 있어 곧 1만명을 돌파할 것"이라고 말했다.

봉사단이 참여하는 SK텔레콤의 상시 프로그램으로는 입원한 아이들과 놀아주는 것, 보육원 아동들에게 과외 수업을 해주는 것 등이 있다. 지난 9월 중순부터는 봉사단 3백여명이 2주일 동안 태풍 매미가 할퀴고 간 대구.부산 지역에서 복구 활동을 했다. 써니의 활동이 알려지며 최근에는 사회복지시설 등에서 도움 요청이 들어와 시간이 나는 써니들이 즉석에서 출동하기도 한다.

8월에 써니가 돼 최근까지 다섯 차례 병원의 어린이 병동에서 동화책 읽어주기 등을 한 강슬기(20.아주대 간호학과 2년)씨는 "아이들이 '난 누나가 좋아요'라고 할 때면, 이들에게 내가 사랑을 받는다는 생각에 가슴이 따뜻해진다"면서 "학과 친구들에게도 가입을 권유해 곧 10여명이 함께 봉사활동을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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