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최초 노인병연구소 개설-공동대표 이경옥 박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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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한국인의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노인성 치매(노망)가 우리나라에서도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회가 핵가족화 되면서 노인을 돌볼 수 있는 가족은 줄어들어 치매노인들이 처참하게 버림받고 있는 실정이지요.』
어느 누구도 남의 일이라 장담하기 힘든 노인성 치매문제만 전문으로 연구하고 다룰 한국노인법의학연구소를 국내처음으로 개설하는 이경옥 박사(61·정형외과) 는 노인성 치매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부족함을 아쉬워했다.
이 박사와 함께 자금을 갹출, 10일 롯데호텔에서 창립총회를 갖고 서울 충정로2가8의2 (충정로우체국건물3층)에 임시사무소를 연 노인병의학연구소 공동대표들은 신태환 아시아경제문체연구소이사장, 이영섭 전대법원장, 이정환 안양중앙정신병원장, 안기희 민자당정책위 자문위원 등.
이 연구소는 또 자문에 응할 전문위원들로 서울대 이상복(신경과)·서정돈(내과), 연세대 이호영(정신과), 가톨릭의대 김부성교수 등 12명의 의료진을 두고 있다.
치매환자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 3개월간 찾아다닌 서울·경기일원의 10여군데 양로원에서 가족들이「버린」 2백∼3백명의 치매노인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는 이 박사는 『일부 양로원에서는 이 노인들이 거동을 못하게 아예 수갑을 채워 묶어놓는 인권유린의 현상을 목격할 수 있었다』며 분노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치매환자가 있다는 것을 각 가정에서 쉬쉬하며 감춰 당국조차 환자들의 숫자도 파악하지 못하는 형편.
이 연구소는 우선 전국에 조사요원을 파견, 실태를·파악해 국가의 복지정책을 유도하는 자료를 낼 예정이며 일반인들의 치매노인에 대한 인식전환을 위한 갖가지 세미나·워크숍 등을 개최 할 예정이다.
2단계로는 치매노인들만을 위한 요양단지를 건설하고 전국순회 노인병강연 이동교실 등을 운영할 방침이다. <고혜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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