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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특송배달업 인기|전화 한통화면 ″속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전화만 주시면 당신의 물품을 5대양 6대주 어디에나 신속하게 배달해드립니다.』
경제의 개방·국제화 추세에 따라 국내기업들의 해외교류가 빈번해지면서 기업의 상업서류나 샘플(견본품)을 24시간 또는 48시간 이내에 세계 어느 곳이든 원하는 곳에 배달해주는 국제특송·배달업 (쿠리어·상업서류 송달업)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쿠리어(COURIER)란 급사·특사란 뜻으로, 고객이 전화 한 통화만 하면 원하는 물품을 발송인으로부터 직접 받아다 수취인의 집이나 사무실까지 신속·정확히 배달해주는 것이 바로 쿠리어업이다.
신문이나 경제 관련 잡지에 가끔 큼직하게 광고가 실리는 「DHL」「UPS」등의 회사들도 이 같은 쿠리어 업체들이다.
국내 쿠리어업은 지난77년 미 DHL이 일양익스프레스와 대리점계약을 하고 진출한 것이 효시로 현재 교통부로부터 허가를 받은 업체는 20여개사.
그러나 국내업체는 영세해 간판만 걸어놓은 경우가 많고 시장도 외국업체와 손잡고 있는 상위 5개사가 전체시장(연간 3백50억원선)의 90% 이상을 점하고 있다.
제일항역(FIRST COURIER) 이정실 부사장은 『전 세계적인 영업망과 막강한 자금력, 고도의 경영기법을 갖춘 UPS등 외국사들은 전용비행기를 서울 하늘에 띄우고 있는 만큼 겨우 자동차 수십대를 갖춘 국내 회사들과는 비교가 안 된다』고 실토한다.
실제로 국내시장에서 60%이상을 독점해오고 있는 미 DHL사의 경우 국내 주요도시는 물론 세계 1백86개국의 7만여 도시에 1백90대의 자체항공기를 이용, 거미줄처럼 연결하는 등 사업망이 전 세계에 뻗쳐있다.
현재 쿠리어 업체들이 송·배달하고 있는 품목은 수출입 관련서류·외국환 관련서류 등 상업서류와 수출업체들의 상품샘플로 크게 나뉜다.
이 때문에 가장 큰 고객 역시 은행·종합상사·중소 무역업체 등으로 최근 들어 일반인들이 해외친지에게 선물을 보내기도 하지만 아직은 극소수에 그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경우 쿠리어 업체를 이용할 수 있는 품목은 40㎏이하의 견본품이나 상업서류로 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취급건수는 국내최대 업체인 DHL사의 경우 하루 평균 3백50여건의 견본품과 상업서류 4천여건 등이다.
현재 쿠리어 업체들의 매출을 놓고 볼 때 견본품과 상업서류의 비중이 4대6정도 되는데 95년께에는 6대4로 역전되고 궁극적으로 서류시장은 사그러들 것으로 업계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팩시밀리 등을 통한 송달이 점차 늘어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한편 쿠리어 업체들의 배달시간은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상업서류의 경우 동남아와 미국이 1일, 유럽과 중동이 1∼2일, 아프리카·중남미·공산권은 보통 2∼3일 정도 걸린다. 견본품은 상업서류와 같거나 이보다 1∼2일 더 걸린다고 보면 된다. 쿠리어는 우체국을 이용할 때보다 요금이 평균 2배정도 비싸다. 상업서류 (DHL사 기준)는 기본요금 1만7천원을 내는 것 이외에 5백g을 초과할 때 요금을 별도로 내야하는데 지역마다 다르다.
국내에 진출해 있는 쿠리어 업체들은 서울 등 대도시의 교통난이 심각해지자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일부업체는 한강에 모터보트를 띄우거나 헬기를 이용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국제특송 배달업은 우리경제의 개방·국제화가 급속해지면서 그동안 연간 2O∼3O%씩의 고성장을 계속해온 유망산업으로 올해도 2O%성장은 무난하리라는 업계의 전망이다. <박의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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