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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상맞은 아줌마, 도도한 왕비가 돼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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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상맞은 아줌마, 도도한 왕비가 돼라"

2900만원짜리 단독주택으로 신혼생활을 시작해 10년 만에 10억원으로 불린 주부가 인터넷에서 화제다. 결혼 13년차 주부이자 1념1녀의 엄마이자 다음카페 '왕비의 부동산재테크' (http://cafe.daum.net/dgbudongsantech) 운영자인 권선영(34) 씨가 그 주인공이다.

권씨는 1995년 23세의 나이에 결혼해 2천900만원짜리 단독주택(24평형) 전세로 신혼생활 시작했다. 97년까지 그녀는 간호사 일과 아르바이트를 겸해 7천만원을 모았다. 부부의 월급을 고스란히 주식형펀드에 가입해 마련한 돈이었다. 최소 집 한 채라도 갖기 전에는 아이를 안 낳을 작정이었다고 한다.

98년 IMF 외환위기 당시 3층짜리 다가구주택을 매입에 도전했다. 전세금 2천900만원과 모아둔 7천만원에 약간의 대출을 받고, 건물 전세보증금 1억원을 안고 2억3천만원짜리 건물을 산 것. 99년 4월 첫 아이를 출산하고, 10월 다가구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고 역시 전세를 안고 상가주택을 매입하기에 이르렀다.

권씨는 2000~2002년 3년 동안 부채상환에 매진했다. 전세 가구를 무조건 월세로 전환했다. 1천만원이든 2천만원이든 돈이 모이는 대로 전세를 뺐으며, 월세보증금은 최소화했다.

2003년 권씨는 대구시 달서구 상인동 26평형 아파트를 매입한 후 임대로 전환해 월세를 받았고, 그 해 가을 둘째 아이도 출산했다. 2004년 달서구 월배택지개발지구의 33평형 미분양 아파트를 분양받은데 이어 2005년 4월 달서구 대곡동의 33평형 아파트를 20대 1의 경쟁을 뚫고 3순위 청약을 통해 분양받았다. 같은 해 6월 전세를 깔고 24평형 재건축 아파트도 매입했다. 향후 10년 정도 적잖은 세금을 내고도 바라는 수익은 거뜬히 나올 것이라는 생각에 내린 결정이었다.

네티즌들이 권씨의 재테크 노하우에 열광하는 까닭은 이처럼 그가 기존의 재테크 상식을 과감히 깨고 돈을 벌었기 때문이다. 아파트를 구입한 후 평수를 늘리는 방법 대신 먼저 상가주택과 다가구주택부터 매입해 월세를 확보해 금전적 여유를 만든 다음 재산 불리기에 나서는 역(逆)발상 재테크는 돈을 많이 번 부자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면서 얻어낸 것이라고 전한다.

지난 10월 권씨는 이런 내용의 재테크 비법을 담아 '왕비 재테크'라는 제목의 책도 출간했다. 그기 운영하는 카페에서는 실전 경험이나 부동산 투자 전략을 발표하고 토론을 하는 모임이 진행되기도 한다. 또 전문 강사를 초빙해 부동산 경매나 부동산 세법 등에 대해 공부도 하고 있다.

오프라인 모임에 참석할 수 없는 회원이라 하더라도 배움과 상담의 기회는 얼마든지 열려 있다. 카페 내에 칼럼이나 재테크 관련 소식들을 모아 놓은 게시판이 다수 있다. 또 재테크 관련 질문 글에는 고수들의 맞춤 답변이 따라 붙는다.

네티즌들은 "사람들이 생각만 하고 있던 재테크의 성공 비결이 평범한 주부에게서 나올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며 "많이 배워 아줌마를 버리고 왕비처럼 살고자 한다"고 전했다.

디지털뉴스 [digit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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