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광역선거로 줄달음/“총선·대선 전초전”전력 승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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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기초」여세 몰아 호남까지 넘봐/민자/합당변신 발판삼아 바람몰이/평민/3당체제 별러/민주/공단 공략채비/민중
8백66명의 서울시·직할시·도의회 의원선거 일정이 6월 중순께로 압축되면서 여야는 당조직을 선거체제로 전환하는 등 본격적인 선거준비에 들어갔다.
여야는 이달말까지 대체적인 후보공천작업을 마무리하고 5월초부터는 지역정책개발,당조직 점검 및 확대작업 등을 펼치는 등 실질적인 선거운동을 시작한다는 기본구도하에 총력전을 다짐하고 있어 광역의회 선거정국이 바짝 눈앞에 다가온 분위기다.
여야는 특히 광역의회선거는 정당개입이 배제된 기초의회선거와는 달리 내년의 총선과 대권승부의 전초전이 될 것으로 보고 당조직과 자금을 전면 가동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참신한 후보를 내세우기 위해 맹렬한 후보 스카우트전까지 펼치고 있다.
○…민자당은 광역의회 선거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을 고려,양김의대구회동 파문을 김영삼 대표의 당무회의 사과수준에서 일단 봉합하고 서둘러 선거체제에 들어가고 있다.
여권 수뇌부는 특히 선거결과에 대한 1차적 책임을 지구당위원장에게 묻는다는 방침을 세워 지역구의원들을 선거에 묶어 놓아 계파갈등을 드러낼 여유조차 주지 않고 몰아붙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일단 오는 15일부터 지구당위원장으로부터 무경합지역의 후보명단을 넘겨받아 이달말까지 내부공천을 끝내고 경합지역에 대해서는 5월초 후보추천 공고 후 공천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민자당은 광역의회선거의 관건이 기초의회선거 압승에 따른 국민들의 여당 견세심리 또는 야당 동정심리를 차단하는데 있다고 보고 노사분규와 대학가 시위,5월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 등이 끝나는 6월 중순께 실시키로 시기를 확정했다. 4월말까지는 기초의회선거 이후 이완된 분위기를 정비할 계획이다.
기초의회선거의 분위기를 그대로 몰아갈 경우 5백석 확보는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기초선거에서 교두보를 마련한 호남지역에서도 10%선인 20∼30석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여당은 선거전략으로 「공명」과 「인물」을 내걸 계획인데 공명선거로 야당바람을 차단하고 지난번 기초의회선거에서 재미를 본 인물대결 방식으로 민자당의 낮은 인기를 메워나간다는 것.
이에 따라 국회의원 선거구당 평균 3명씩으로 돼있는 광역의회후보를 부위원장급 2명,젊은대학교수·변호사·여성 등 1명을 거의 반강제적으로 공천토록 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야당은 지난번 기초의회 선거참패를 이번 광역의회선거에서는 기필코 설욕하겠다는 각오아래 재빨리 선거체제를 가다듬기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평민·민주·민중당은 특히 지난 기초의회선거에서 극심한 인재난을 겪은데다 새 인물을 받아들이기에는 자신들의 조직이 상상 이상으로 경직되고 부실하다는 점을 깨닫고 인물난을 극복하는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야권은 달라진 선거풍토,바람몰이의 한계 등을 인식하면서도 선거공고전까지 ▲조직정비 및 확충 ▲민자당 독주에 대한 야당바람 일으키기를 광역선거전략의 두 기본축으로 설정하고 있다.
평민당은 김대중 총재와 김영삼 민자당 대표간에 6월 선거실시가 합의됐지만 여권이 언제 기습선거를 감행할지 모른다는 우려로 5월10일 실시를 가상한 D­41작전에 돌입했다.
평민당은 3일부터 지구당별로 의원후보 신청을 받기 시작,20일 중앙당이 공천자를 확정 발표하고 이어 지역 및 수도권·중부권·영남권·호남권 등 4개 권역별 공천자대회를 열어 「바람」분위기를 신속히 잡아나간다는 계획이다.
김총재는 광역의회 선거결과에 따라서는 자신의 대권전략이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내심 우려하고 있다.
김총재는 기초선거에서 드러난 평민당의 문제점을 『조직이 노후화되고 반실업상태의 사람들이 많이 참가하는 불건전한 조직형태』라고 진단,신민당(가칭)과의 통합일정을 당겼다.
절대적 인물난과 노후 경화된 하부조직으로는 아무리 야당바람이 불어도 한계가 있다는 위기의식이다.
민주당도 광역선거마저 비호남 유일야당의 세를 구축하지 못하면 끝장이라는 위기의식이 팽배해 있다.
5월10일까지 끝낼 1백50개 지구당 창당대회는 광역후보자 지명대회를 겸해 치러지게 되며 반민자­비평민의 슬로건으로 3당체제 정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민중당은 1백50명의 후보를 낸다는 방침하에 특히 노동자 밀집지역인 구로 을,주부중심의 조직력이 가장 강한 은평 을에서 크게 기대,「서울시의원 배출」자체가 내부적 목표다.
정당과는 달리 「참여와 개혁을 위한 시민연대회의」(운영위원장 이영희 인하대교수)는 변호사·교수·의사·공인회계사 등 『직업정치는 거부하지만 지방행정은 담당해보겠다』는 전문인 50여명을 서울시에 출마시킬 예정.<김두우·전영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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