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쏙!] 아이 취향에 눈높이 맞춰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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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은 아이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길러주는 다양한 공연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다. 사진은 웅진싱크빅 아트홀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로 만나는 호두까기 인형'의 한 장면. [사진=웅진싱크빅 아트홀 제공]

겨울방학이다. 아이들이 다양한 문화 체험을 할 수 있는 기간이다. 이번 겨울방학엔 아이들 손을 이끌고 공연장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눈으로 즐기고 몸으로 느끼는 공연이야말로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길러주는 훌륭한 교육 수단이다. 그러나 부모들에겐 어떤 공연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부터가 간단치 않은 고민거리다. 공연 관람의 교육적 효과를 높이려면 공연 선택 요령에서부터 공연을 보기 전에 무엇을 준비하고, 관람 뒤엔 어떻게 감상 지도를 할 것인가에 대한 적잖은 '내공'이 필요하다. 전문가들로부터 조언을 들어봤다.

◆어린이 공연 고르는 방법=대상 연령이 명확하게 표시되어 있는 것을 고르는 게 기본이다. 그러나 대상 연령에 포함된다 하더라도 아이의 특징이나 기호에 따라 관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예컨대 유아 뮤지컬을 보러 가서 등장인물인 호랑이나 사자를 보고 무섭다고 우는 아이라면 대상 연령이 더 낮은 공연을 선택해야 한다.

공연은 그림을 중심으로 구성되거나 노래와 율동 위주로 구성되는 등 작품 고유의 특성이 있게 마련이다. 이러한 작품의 특성 중 아이가 어떤 분야를 좋아하고 집중하는지 파악해 그에 맞춰 공연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이가 관심 있어 하는 분야의 공연을 선택하게 되면 흥미를 갖고 관람하기 때문에 교육 효과가 더 크다.

◆공연 전에 아이와 해야 할 일=아이 수준에 맞는 공연을 고른 뒤에는 아이와 함께 공연에 대해 미리 탐구하는 시간을 갖는 게 좋다. 연극이나 뮤지컬을 볼 계획이라면 극단의 홈페이지를 방문해 연출 의도, 등장인물, 작품의 줄거리와 같은 공연 정보를 미리 읽어 본다. 공연장에 도착하면 안내 책자를 꼼꼼히 읽어 보고 홈페이지에서 못 본 새로운 정보가 있는지도 확인해 봐야 한다.

음악회를 갈 경우에는 연주될 음악이 담긴 음반을 구해 미리 여러 번 들어 보면서 시대별 특징이나 악기에 대해 알아두는 것도 감상에 도움이 된다. 공연을 보기 전에 반드시 공연 에티켓을 아이에게 알려 주도록 한다.

◆공연 중 부모의 도움말 필요= 공연장에 아이들만 들여보내지 말고 부모가 함께 관람하는 것이 좋다. 상황에 맞는 조언이나 해설은 아이에게 최적의 관람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음악회라면 순서에 따라 곡에 대한 이해를 도와준다. 연주자가 퇴장하고 다음 무대를 준비하는 시간을 이용하면 된다. "이번에 연주될 곡은 하이든의 현악 4중주 종달새야" "바이올린. 비올라.첼로가 새 지저귀는 소리를 어떻게 표현하는지 잘 들어 보자" 는 식으로 악기 구성과 감상 포인트를 알려 준다.

극의 흐름이 빠른 뮤지컬이나 반전과 비약이 있는 오페라는 전체적인 흐름을 놓치기 쉽다. 장면 전환을 위해 무대 조명이 어두워진 암전을 이용해 핵심을 짚어주는 것이 좋다. "피가로가 백작을 도와주나 봐" "의사는 백작이 변장한 줄 모르는 거야"처럼 사건의 원인과 결과를 연결시켜 주면 내용에 대한 집중력이 높아진다.

◆공연 관람 '뒤풀이'도 중요=공연을 보고 난 뒤에는 감상을 이야기하고 작품을 평가하는 시간을 갖는다. 먼저 전체적인 느낌을 서로 나눈 뒤 공연의 각 순서나 장면에 대해 구체적으로 분석해 본다.

뮤지컬을 관람한 뒤라면 "무대 의상 중 인물을 가장 잘 나타낸 건 어떤 옷일까?" "네가 만약 연출가라면 그 장면을 어떻게 표현했을까?" 등의 질문이 가능하다. 인상적인 순간을 글로 남기면 그 감흥은 오래 지속된다. 작품에 대해 충분히 토론하면서 내용을 정리해 두면 감상문 쓰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

취학 전 아이에겐 그림일기장에 기억에 남은 장면을 그리거나 배우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붙인 뒤 짤막하게 느낀 점을 적게 한다. 공연과 연계된 책을 읽어 '확장학습'을 시키는 것도 좋다.

예컨대 주인공이 거북이였다면 거북이를 다룬 책을 읽어보게 한다. 등장인물에게 편지를 써보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