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패는 옛일 이젠 한마음/“지자제 앙금씻자” 곳곳 되풀이 마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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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기성 정치선 못보던 「풀뿌리 화합」/고문 추대에 낙선자 흔쾌히 수락/호남선 “묵은 감정 풀자”여야 악수/주민모아 “도와달라”막걸리 파티
지자제선거가 남긴 일부지역에서의 분열과 갈등을 해소하고 앙금을 깨끗이 씻자는 「화합운동」이 전국적으로 일고 있다.
당선자가 낙선자를 자신의 고문으로 추대,동네일을 함께 의논하기 위해 협조를 당부하는가 하면 낙선자도 민의에 깨끗이 승복,당선자에게 축하전화와 꽃다발을 보내는등 화합과 화해무드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경북 예천군등 일부 선거구에서는 당선·낙선자와 지역사회 유지 및 주민들이 함께 간담회를 열고 「화합으로 기초의회를 가꾸자」고 결의했으며 평민당계열 후보가 압승을 거둔 호남지역에서는 여야후보가 서로 만나 정치판의 구태를 벗고 「당을 초월,지역발전을 위해 일할 것」을 다짐하기도 했다.
◇당·낙자화합=전북 군산시 중동에서 출마,고향이 영남지역인 박흔석후보(60)와 경쟁을 벌이다 낙선한 임성식후보(54)는 28일 박후보를 찾아가 당선을 축하하고 지역발전을 위해 협조할 것을 다짐했으며 박씨는 이에 대한 답례로 오는 30일 임씨등 낙선자 2명과 주민대표등을 초청,화합을 위한 간담회를 갖기로 했다.
제주시 삼양동 당선자 백점근씨(57)도 28일 오전 낙선자 고종환씨(55) 집을 방문,청년층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고씨에게 『고문이 되어 함께 일해 줄 것』을 당부했으며 고씨도 이를 수락,함께 일하기로 약속했다.
경기도 포천군 포천읍 당선자 유기수(54) 김영주(41)후보는 28일 낙선자 서장원씨(32)집을 찾아가 주민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고 금 5돈쭝짜리 행운의 열쇠를 각각 1개씩 전달,주민들로부터 갈채를 받았다.
치열한 경쟁끝에 23표차로 낙선한 서울 용산구 한강로1가 선거구의 한성방후보(65·건설업)는 27일 아침 당선자인 김희옥후보(53)의 사무실을 찾아가 손을 굳게 잡고 「영원한 동지」가 되어 지역사회를 위해 함께 봉사하기로 다짐했다.
서울 논현동당선자 이정하씨(55)도 낙선자 유시수씨 집에 부인과 선거사무장을 통해 양주한병과 난초화분을 전달했으며,중계 1동 낙선자 김모씨는 27일 오전 당선자 김동익씨(48)집을 찾아가 진심으로 당선을 축하해 주었다.
◇주민화합마당=경남 창원시 시의회의원 당선자 유은립씨(59·사업)등 26명은 27일 오전 10시 창원시회의실에서 낙선자와 시민대표 1백여명을 초청,시발전방향등에 관한 간담회를 갖고 화합으로 시의회를 가꿀 것을 결의했으며 낙선자 안명호씨(39·회사원)등이 당선자에게 꽃다발을 전달,참석한 시민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에 앞서 경북 예천군내 12개 읍·면 당선자와 낙선자·면장·단위조합장·지역유지들도 26일 오후 선거구별로 한자리에 모여 간담회를 열고 『앙금을 씻고 지역발전을 위해 화합할 것』을 다짐했다.
전남에서는 27개 시·군에서 평민당계후보가 압승을 거두었으나 이와는 달리 의원정수 4명중 민자당계 3명이 당선돼 유일하게 민자계가 우세를 보인 광양시의 민자계열당선자들도 금명간 평민당계당선자와 만나 『당을 초월해 지역발전을 위해 일할 것』을 다짐하는 간담회를 갖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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