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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되든 잘살게만 됐으면…”/한표차 낙선/정병윤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경남 창원시 삼귀동 시의원선거에서 총 투표자 7백명중 2백13표를 얻어 당선자인 홍금식씨(50)에게 한표차로 낙선의 고배를 마신 정병윤씨(35)는 담담한 표정으로 『결과에 승복한다』고 했다.
1차 개표결과에 불복,이의를 제기해 다시한번 1표차의 낙선을 확인한 정씨는 『투·개표과정에는 아무런 하자가 없었으며 깨끗하게 졌음을 인정한다』고 했다.
특히 17개의 무효표가 나와 그 부분에 대한 미련을 느낄만한데도 정씨는 무효표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없이 『승복한다』는 말만 되풀이했을 뿐 더이상 아쉬움을 보이지 않았다.
창원시 변두리 달동네에 비닐하우스를 지어 부인과 9세된 아들,7세된 딸 등 네식구가 기거하며 소작과 어업으로 어렵게 살고 있는 정씨는 그저 자신을 지지해준 동네사람들에게 죄송할 뿐이라고 했다.
정씨는 『당선된 홍씨 역시 나보다는 낫지만 아주 가난한 사람』이라며 『다만 나보다 주변사람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마산상고를 졸업하고 농사가 좋아 농삿일을 시작한 정씨는 누가 시의원이 되든간에 가난한 마을이 조금이라도 잘살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희망을 피력했다.
후보등록에 필요한 2백만원의 기탁금조차 선후배·동료들의 도움으로 낼 수 있었다는 그는 선거비용이 얼마 들었느냐는 질문에 『대답할 말이 없다』고 했다.
정씨는 비록 선거에서는 떨어졌지만 농어민후계자로서 앞으로 할 일은 얼마든지 있다며 밝게 웃었다.<창원=허상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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