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4개월만의 선발 출전 '만점 활약'

중앙일보

입력

'신형 엔진' 박지성(25,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본격적인 엔진 가열에 들어갔다.

박지성은 23일 자정(한국시간) 빌라 파크에서 열린 06~07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9라운드 아스톤 빌라와의 원정 경기서 66분간 그라운드를 누비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박지성은 이날 예상을 깨고 오른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좌우 날개를 역임했다. 선발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기는 지난 8월 24일 찰튼 애슬레틱전 이후 4개월여만이다.

지난 18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을 통해 경기 감각을 마친 탓인 지, 이날 박지성의 움직임은 눈부셨다.

특유의 폭넓고 왕성한 움직임을 펼치면서 개인 드리블 보다 동료 선수들과의 유기적인 플레이로 상대 수비수들의 뒷공간을 파고 들어갔다.

또 지능적으로 파울을 유도하는 등 프리킥과 코너킥을 얻어내며 맨유의 공격에 기름칠을 더했다. EPL 정상급 왼쪽 윙백 가렛 베리와의 맞대결서도 전혀 뒤지지 않았다.

특히 "올 시즌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슈팅을 날리겠다"던 당찬 각오대로 다분히 공격적인 면모를 선보였다.

루이 사하가 2선으로 내려오면 수비수의 빈틈으로 파고들어가는 등 아스톤 빌라를 곤혹스럽게 했다.

전반 7분 상대의 빈공간을 이용하는 예리한 침투에 이은 왼발 슈팅이 아쉽게 수비수의 태클에 막혔다.

이어 전반 22분에는 오른쪽서 내준 대런 플레처의 패스를 방향만 살짝 바꾸는 지능적인 슈팅을 날렸으나 골포스트를 살짝 비켜 나갔다.

후반 들어서는 공격보다 수비서 더 눈에 띄었다. 아스톤 빌라의 밀집 수비에 고전하면서 공격의 맥이 풀리지 않았고, 상대의 매서운 역습이 오른쪽 공간서 펼쳐졌기에 박지성의 수비 가담은 시의적절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없지 않았다. 3개월이라는 장기간 결장으로 동료 선수들과의 호흡이 잘 맞지 않았다. 또 후반 들어 집중력이 저하돼 활동폭이 둔화되는 등 경기력이 전반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박지성은 후반 21분 웨인 루니와 교체 아웃됐다. 찰튼전에 이은 시즌 2번째 최장 시간 출장이다.

박지성의 활약 속에 맨유는 웨스트햄전 패배의 아픔을 잊고 단독 선두를 굳게 지켰다.

맨유는 전반 12분 프리킥 상황서 크레이그 가드너의 헤딩 슈팅이 오른쪽 골포스트를 맞고 나오는 행운이 따랐다. 이후 볼 소유 시간을 늘렸고 호날두의 폭발적인 스피드와 환상적인 드리블로 기선을 제압했다.

공간을 효율적으로 차지하며 밀집 수비로 버틴 아스톤 빌라의 골문을 열기는 쉽지 않았다. 오히려 후반 들어 아스톤 빌라의 빠른 역습에 고전했다.

그러나 후반 13분 호날두의 원맨쇼에 이은 선제골이 터지면서 승부의 추는 맨유로 기울었다.

호날두는 하프 라인에서부터 단독 돌파를 시도했고 아크 서클 정면서 날린 첫 슈팅이 수비수 맞고 나오자, 재차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날려 골망을 흔들었다.

6분후에는 폴 스콜스의 환상적인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추가골을 뽑았다.

스콜스는 수비가 걷어낸 볼을 아크 서크 정면서 곧바로 발리 슈팅으로 연결했다. 볼은 아름다운 포물선을 그리며 크로스바를 한 차례 튕긴 후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이어 경기 종료 5분전 역습 상황서 개리 네빌의 크로스를 호날두가 골문 앞에서 가볍게 차 넣으며, 3-0 대승을 마무리지었다.

이로써 맨유는 15승 2무 2패(승점 47)를 기록하며 리그 단독 선두를 지켰다.

한편 박지성은 오는 26일 자정 올드트래포트에서 열리는 위건 애슬레틱전서 출격 명령을 기다린다. 부상 복귀 후 첫 홈경기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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