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IT포럼 여는 EACOS 김상우 사무총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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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세계 최고수준인 우리나라의 정보기술(IT)로 동아시아 각국이 사회적.문화적.경제적 네트워크를 형성해 공감대를 넓히고 이를 확대해 국제사회에서 아시아 지역의 목소리를 높여야 할 때입니다."

오는 21일부터 사흘간 서울에서 열리는 '동아시아 공동체 포럼(EACOS Forum)' 준비를 앞두고 바쁜 EACOS (East Asian Common Space) 김상우(사진) 사무총장은 아시아 공동체를 만드는 데 한국의 IT가 중추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미와 유럽은 경제적 공동체를 마련해 국제사회에서 자신들의 역할과 위치를 확고히 다지고 있는 데 반해 아시아는 제대로 된 대표기구나 실체가 아직 없어 국제사회에서 제 몫을 못하고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이 문제는 결국 한국의 국제적 역할도 감소시켜 세계화 시대에 한국의 앞날이 불분명해진다는 것이다.

김총장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순수 민간차원의 아시아 공동체 운동이 일어나야 하며 이번 포럼 역시 일반인들의 국제화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EACOS의 설립목적은 무엇인가.

"북미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으로, 유럽은 유럽연합(EU)으로 각각 제 목소리를 확실하게 내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를 대표하는 공동체는 없다. 동남아국가연합(ASEAN)이 있긴 하지만 중국.일본.한국 등 3강이 빠져 있어 제 역할을 하기엔 역부족이다. 한.중.일을 포함한 ASEAN+3 도 있지만 응집력이나 영향력에서 NAFTA나 EU에 비교할 바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아직도 외국자본이나 문화에 대한 시선이 곱지마는 않다. 이렇게 가다간 얼마 가지 않아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목소리는 어디에서도 찾아보지 못하는 상황에 처할 것이다. 이제는 민간차원에서 아시아 결집체를 만들고 한국의 현실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국민에게 심어줘야 할 때다."

-포럼 주제를 '동아시아에서의 IT 문명'으로 정한 이유는.

"한국의 IT는 자타가 인정하는 세계 최정상 수준이다. 우리의 선진 IT를 통해 아시아 국가들이 서로 협력하는 동시에 우리의 목소리를 내는 계기를 만들어 보자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과 일본 전문가들은 벌써부터 이번 포럼이 한국의 IT를 이용해 자국의 기업, 사회단체, 정부기관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계기가 되길 바라고 있다. 동남아 각국은 정부차원에서 한국 IT네트워크가 자국에 연결되길 바라고 있다."

-아시아지역 공동체 형성은 민간주체로는 한계가 있을 것 같다. 각국 정부차원의 협조가 필요하지 않나.

"처음부터 정부가 개입하면 행정편의주의로 흐르기 쉽다. 예컨대 경제나 문화 등 특정 부문으로 들어가면 정부가 정부방침이나 외교적 관계 등을 고려해 자유로운 교류를 인위적으로 막을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자국 정치상황에 따라 이를 이용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이 같은 공동체 운동이 어느 정도 뿌리를 내리기 전까지는 민간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이번 포럼이 끝나면 아시아 각국에 현지 위원회가 만들어지고 현지에서 국민을 상대로 계몽활동을 하게 될 것이다."

-행사를 준비하며 가장 어려웠던 점은.

"행사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 참여는 유보하는 지식인들이 많았다. 이게 우리나라 지식인들의 현실이고 국가의 현실이다. 또 정부가 비슷한 행사를 준비해 민간차원의 운동에 찬물을 끼얹는 경우도 있다. 힘을 합쳐도 모자라는데 안타깝다."

-이 같은 운동을 하려면 재원이 문제다.

"기업들의 협조도 한계가 있어 여러 가지 수익사업을 하려 한다. 예컨대 온라인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연예인 프로모션 활동도 할 것이다.여기에다 ARS 모금을 병행하고 중소기업이나 뜻있는 국민 회원들을 모집해 이들의 순수한 기부로 국가 미래를 위한 활동을 계속할 계획이다. 가장 핵심은 역시 민간 회원을 많이 확보하는 일이다. 이들의 노력 여하에 따라 아시아 각국의 진지한 공동체 건설 성공 여부가 결정될 것이다."

- 향후 계획은.

"싱가포르는 재도약을 위해 지금까지 이뤘던 모든 것을 포기하고 새로운 국가 패러다임을 짜고 있다. 우리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지금 우리가 국제화에서 낙후되고 국민의 인식전환에 실패하면 국가미래는 어둡다. 국민 개개인이 냉엄한 국제사회 현실을 정확히 이해하고 대비하는 마음가짐을 가지도록 지속적인 운동을 펼쳐 나가겠다. 내년에 유엔에 국제단체로 등록하고 국제사회에서 아시아 공동가치를 홍보하는 활동도 강화해 나갈 것이다."

글=최형규, 사진=임현동 기자

*** EACOS는 어떤 단체

EACOS(eacos.net)는 동아시아(한.중.일+ASEAN 10국) 공동번영과 평화를 지향하는 지역공동체를 결성하기 위해 지난 4월 창립된 민간 국제단체다. 외교통상부에 등록된 비영리 사단법인이며 사무국은 서울에 있다. 김상우 전 국제안보대사가 제안해 만들어졌으며 배순훈 동북아경제중심추진위원회 위원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다.

또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과 이명박 서울시장 등 국내외 오피니언 리더 50여명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 단체는 지역공동체 결성을 위한 기반조성을 위해 현재 역내 각국의 오피니언 리더들을 연대, 네트워크 구성작업을 하고 있다. 이 일환으로 다음달 21일부터 사흘간 서울에서 '동아시아에서의 정보기술(IT) 문명' 이란 주제로 첫 민간 포럼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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