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활' '순신불사' '후회할 바에야'… 昌의 촌철살인

중앙일보

입력

'주님의 활', '상유이십 순신불사', "후회할 바에야 차라리 한 번 더 맞는 것이 낫다".

대선을 위한 정치권의 움직임이 활발히 이뤄지는 가운데 이러한 말들과 함께 이 전 총재의 복귀설이 몇 개월째 정계를 맴돌고 있다.

온갖 추측과 비판 여론 등이 무성한 가운데 정작 이 전 총재 본인은 자신의 대권도전 여부에 대해 속 시원하게 한마디 뱉지 않고 있어 이를 바라보는 이들은 이제 안달이 날 정도다.

이제는 오히려 이 전 총재가 언론의 이러한 관심을 즐기는 것이 아니냐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

역시 이 전 총재의 정계복귀가 정계에 미치는 영향은 가히 적지 않은 것이 확실해 보인다.

각 정당에서는 브리핑과 논평 등을 통해 "근거 없는 복귀"다, "왜 이회창이어야 하는가", "흘러간 노래는 가요무대로 충분하다"는 등 온갖 비판을 쏟아내고 있으며 분명한 입장을 밝히라는 요구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한나라당 역시 이 전 총재가 공식적인 선언을 하지 않은 만큼 섣부른 입장 표명은 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의 복귀가 정권창출에 먹구름을 안겨다 줄 수 있는 위험성에 대해 열심히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진전을 이뤘든 아니든 간에 '변화'의 이미지를 심기에 여념이 없는 한나라당으로서는 이 전 총재가 과거 남겼던 부정적인 이미지가 지금까지의 노력을 수포로 돌릴 수 있는 폭탄으로 보이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

당내에는 이런 소극적인 입장 뿐 아니라 직접적으로 이 전 총재를 겨냥하는 의원들도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진보, 소장파인 고진화 의원이 '창의 귀환'에 대해 '한여름 밤의 꿈'이라며 복귀에 대해 완강한 반대 입장을 표명한 데 이어 15일에는 최구식 의원이 이 전 총재를 '원균'에 비유하면서 완강한 태도로 비난의 날을 세워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반면 홍문표 의원 등 이 전 총재의 복귀를 찬성하는 의원들은 행여나 해가 될까 '입조심'을 하면서 그의 입장을 대변하느라 진땀을 빼는 모습이다.

2002년 대선 직후 '깔끔하게' 은퇴를 선언했던 이 전 총재가 다시 한 번 대선 앞에서 깔끔한 답변을 내놓길 기대한다.

[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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