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제공- 이식환자 24시간 "시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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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뇌사의 입법화를 앞두고 신장·심장·간장등의 장기이식을 필요로 하는 환자와 제공자의 원활한 시술을 위해 서울대의대병원에 장기이식연구회가 발족된다.
3월5일부터 본격 가동될 장기이식연구회의 인력은 신장·간장·췌장·심장·폐·골수·각막 이식팀등 7개 이식팀과 1개 이식 지원팀등 8개 전문의료진과 장기이식전문간호사 2명 등으로 구성된다.
이식전문병동은 1인용병실 3개와 2인용병실 4개등 총11개 병상과 이식클리닉을 설치, 비상연락망을 통해 24시간 문용은 물론 주말에도 시술과 치료를 실시한다.
이번 장기이식연구회의 발족은 국내의 특수한 보수· 유교적 사고방식으로 그동안 장기기증자가 많지 않았으나 뇌사등이 입법화되고 장기기증에 대한 국민의식이 높아질 경우 기증자가 늘어날 것에 대비한 것.
또 지금까지 내과병상의 부족으로 장기제공자의 3∼4일 입원조차 어려웠으나 앞으로 제공자와 이식수혜자가 가장 적절한 시기에 시술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지난 89년 서울대병원에서 불가항력으로 사망한 환자수는 총6백41명.
이중 간장·심장·신장등 장기가 나빠져 사망한 환자수는 총2백67명으로 42%에 이르고 있다.
이 연구회장인 김수태 교수(외과)는 『뇌사나 불의의 사고등으로 도저히 소생할 수 없는 환자가 사망하기전 자신의 장기를 제공해줄 경우 다른 몇 사람의 생명을 살릴 수 있으나 이런 장기제공자가 극히 부족해 아쉽다』고 안타까워했다.
지금까지 서울대의대병원에서 이루어진 이식건수는 지난69년7월 김 교수에 의해 첫 신장이식수술이 성공한 이래 90년 11월현재 신장이식 2백99건, 간이식 1건등 장기이식 3백건과 골수이식 14건, 각막이식 1백9건등 총4백23건.
이 연구회의 노준량 교수 (흉부외과)는 『국내 장기이식의료수준은 선진국수준이나 제공자가 극히 적어 시술건수는 선진국에 크게 뒤지고 있으며 살아날 수 있는 사람이 장기기증자가 없어 사망하는 경우가 몹시 아쉽다』고 했다.
또 김상준 교수 (외과)는 『장기조직은 냉장보존하더라도 4시간정도밖에는 보존할 수 없어 지방에서 제공희망자가 있을 경우를 대비, 빠른 시기에 시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공자와 수혜자의 관리 체계를 통일할 수 있는 정부차원의 정책적 배려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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