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아파트는 분양·임대 중간상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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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행수(사진) 주공 사장은 13일 기자간담회에서 비교적 적극적으로 토지임대부 분양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한 사장은 이날 청와대 방문 때문에 약속 시간보다 40여 분 늦게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반값 아파트'에 대한 견해는.

"내 입으로 한 번도 '반값 아파트'를 얘기한 적은 없다. 그러나 주택을 공급하는 입장에서 토지임대부나 환매조건부 등 정치권에서 내놓은 반값 아파트 공급 방안을 공급 수단의 한 방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다양한 주택상품을 개발한다는 차원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주공 산하 연구원에서 토지임대부 분양을 정책 대안으로 제시했다는데.

"주공은 다양한 주택 공급 방안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해 왔고 토지임대부도 그중 하나다. 또 연구 결과를 청와대에도 수차례 보고했다. 내년 중 시범적으로 적용할 계획도 있다."

-어떻게 적용한다는 것인가.

"반값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어느 정도나 있을지 현재로서는 미지수이기 때문에 일부 지역에 시범적으로 해 보는 게 중요하다. 이르면 연말께 구체적인 계획이 나올 것이다."

-성남 도촌지구 등 주공이 최근 분양한 아파트의 분양가를 정부 정책에 맞추기 위해 일부러 낮췄다는 얘기도 있는데.

"원가를 따져 적정선에서 분양했다. 그러나 분양가를 낮출 필요는 있다고 본다. 반값 아파트의 경우 마치 분양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전가의 보도인 양 거론되지만 실제로는 공공분양 주택과 임대주택의 중간에 위치한 주택상품 중 하나라고 이해하면 된다."

-주공이 내년에는 중대형 임대아파트를 많이 공급한다는데.

"중대형의 경우 원하는 수요자들이 많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공급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핵가족화 등으로 10년 뒤쯤이면 중대형의 인기는 지금보다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본다."

-반값 아파트 정책 등으로 주공 등 공공부문의 역할이 크게 확대돼 민간 부문이 위축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주공이 모든 주택공급을 책임질 수 있는 만능기관은 아니다. 지금까지 민간 건설산업이 담당해 온 역할을 존중하면서 공공 부문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다 한다는 게 소신이다."

함종선 기자

◆ 한행수(61) 사장은=경남 마산이 고향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부산상고 3년 선배다. 1970년 삼성그룹에 입사해 삼성전자 상무, 삼성건설 부사장, 삼성중공업 건설부문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열린우리당의 창당 멤버로 참가해 민생경제 특별본부장, 재정위원장을 지낸 뒤 2004년 11월 주공 사장으로 임명됐다. 건설업체 경험과 노 대통령의 고교 선배라는 이유로 개각 때마다 건교부 장관 하마평에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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