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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게살의 유혹

중앙일보

입력

'소 한 마리 잡아 먹어도 흔적이 없는데, 게 한 마리 먹으면 흔적이 남는다'는 옛말이 있다. 게의 깊고 짙은 맛과 향을 일컫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먹고 난 자리가 푸짐한 데서 나온 말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게 요리는 웬만해선 '흔적'만큼 포만감을 느끼기가 쉽지 않다. 쏙쏙 빼먹는 속살이 감질나 늘 아쉽다. 만만찮은 가격 때문에 양껏 욕심을 낼 수도 없다.
일산동구 장항동에 지난10월 문을 연 '주문진대게부페'(대표 장영민) 안주인 남수미씨는 "보통 사람들이 마음껏 게맛을 즐길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뷔페식 대게요리전문점을 떠올렸다"고 소개했다.
"지인들을 통해 사전조사를 했는데, 게를 실컷 먹어봤다는 사람이 없더라구요. 부모는 아이들 발라주느라 입이 아닌 손으로만 맛을 보잖아요. 이 곳에서 만족스럽게 나가는 손님들을 보면 뿌듯하죠."
뷔페식이니 눈치 볼 것 없고, 주머니 사정을 걱정할 필요도 없다.
가격은 점심 1만8000원(어린이 1만원), 저녁 2만5000원(어린이 1만5000원). 대게 시세를 아는 사람들은 주인장을 걱정해주기도 한단다.
270평 규모에 200석을 갖춘 이 곳의 주 메뉴는 단연 대게요리다. 러시아산 대게, 영덕대게, 붉은대게(홍게), 박달대게 등 온갖 대게를 찜으로 맛볼 수 있다.

자체 개발한 초대형 스팀 찜기로 한꺼번에 200∼300마리씩 쪄낸다. 압력을 가하면 속살이 녹기 때문에 압력을 뺀 상태에서 쪄야 한다는 게 장영민 대표의 귀띔.
장 대표는 음식점을 시작 하기 전 대게잡이 배를 직접 타보기까지 했단다. 지금은 싱싱한 대게를 구하기 위해 일주일에 4∼5일은 바다에서 지낸다.
직원들은 장 대표가 안 보이면 '대게 잡으러' 간 줄 알 정도다.
남 씨는 "쉽게 구할 수 있는 식자재가 아니기 때문에 공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거들었다.
제철 맞은 대게찜은 고유의 게맛을 그대로 살려 쫀득하고 달큰하다. 키위·생크림·레몬소스 등으로 만든 소스는 대게의 비린맛을 없애고 상큼함을 입안에 남긴다. 식어서 맛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요리의 보온에도 세심한 신경을 썼다. 게장 맛을 아는 사람들을 위한 코너도 마련돼 있다.
테이블마다 직원들이 대게의 영양과 먹는 법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도 해준다.
대게와 더불어 뷔페식으로 즐길 수 있는 요리는 35가지에 이른다. 생선초밥, 캘리포니아롤, 게살 수프, 게살죽, 게 탕수육, 해산물 스파게티, 게 그라탕, 게 샌드위치, 게살 함박스테이크, 간장게장 등 게를 주재료로 중식, 일식, 한식까지 선보인다.
게 육수에 말아먹는 우동은 맛과 영양을 모두 챙길 수 있어 인기다. 양상추에 게살·날치알 등을 얹은 게살날치알쌈도 찾는 이가 많다. 게살·날치알·피망을 버터에 볶아 게뚜껑에 담아내는 게뚜껑밥은 고소함과 재미 때문에 꼬마 마니아가 많다. 이외에 작은 꽃게를 통째로 튀긴 게 탕수육, 게살·해물·가래떡·야채로 만든 궁중떡볶이, 직접 담가 내놓는 간장게장 등 원없이 게맛을 볼 수 있다. 저녁엔 게와 칠리소스의 독특한 어울림을 느낄 수 있는 칠리구이를 선보인다.
주문진대게부페는 중앙일보 멤버스 카드 지참시 할인혜택을 제공한다.(본인 포함 2인 이내 각1000원 할인) 장항동 라페스타 E,F동 맞은편 텐폴드프라자 3층. 낮12시∼오후10시30분. 031-924-8051

프리미엄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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