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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경산시|산·학 조화 전원도시로 급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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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대구의 배후도시로 시 승격 3년째를 맞고있는 경북 경산시가 교육과 첨단산업이 함께 어우러진 전원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삼한시대 압독국에 속했던 경산시는 1914년 경산현 읍내면에서 경산면으로, 56년 읍승격을 거쳐 89년 1월1일 인근 압량면 13개 리를 합쳐 시로 승격됐다.
경산시는 고대 부족국가였던 압독국과 신라시대의 많은 문화유산과 함께 명승 원효대사와 그의 아들이자 신라 3대 문장가중의 한 사람인 설총, 삼국유사의 저자 일연선사가 태어난 성현의 고향이기도 하다.
대구에서 승용차로 30분 거리에 자리잡은 경산시는 지방도시로는 드물게 영남대·경산대·경북실업전문대·대구신학대 등 4개 대학이 자리하고 있어 4만여명의 대학생과 1백20개 업체의 근로자 7천여명이 함께 생활하고 있는 학원도시이자 산업도시다.
그러나 시내 중·고교의 학군이 대구시에 편입되지 않은데다 대학 주변에도 이렇다할 대학문화가 형성돼 있지 않아 대구로 츨퇴근하는 인구가 하루 5만여명, 통행차량만 10만여 대에 이를 정도로 낮과 밤의 모습이 다르다.
특히 이곳에 직장을 두고 자녀교육을 위해 대구에서 출퇴근하는 직장인과 대구로 위장전입하는 시민들이 많아 시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이때문에 경산시는 주택과 공공시설이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는 대구시의 일부 기능을 분담하는 배후거점도시로서의 성장발전은 물론 독자적인 시 모습을 갖추기 위한 노력에 한창 열을 쏟고 있다.
시는 이를 위해 우선 대학이 활용할 수 있는 연구단지·교수촌 등 대단위 대학촌과 산학협동단지를 신설해 지역발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계획을 추진중이다.
시는 이와함께 산업구조도 섬유공업 중심에서 반도체·컴퓨터·정밀기계산업 등으로 전환, 대학과 연계시켜 발전토록 하고 건설부에서 계획중인 대구∼김해간 고속도로 건설과 대구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지하철을 이곳까지 연장토록 해 명실상부한 교통의 요충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할 계획이다.
시의 이같은 노력에 발맞춰 각종 단체들과 시민들도 내고장 가꾸기와 경산 부홍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경산문화원(원장 이원희·54)은 62년 설립이래 해마다 향토종합예술제를 개최, 글짓기·사생·피아노 경연대회 등을 통해 시민들의 문화생활 활성화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문화원은 매년 2월 널뛰기·윷놀이·농악·제기차기·연날리기 등 민속놀이 경연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89년 4월7일 회원 2천2백82명으로 조직된 경산시 새마을부녀회(회장 박상길·50)는 경산시의 내고장 가꾸기 시민운동을 선도하고 있는 단체다. 부녀회는 그동안 쓰레기 자원화·건전소비생활·도덕성회복 등 시민운동을 통해 시를 민간주도로 발전시키는데 앞장서고 있다. 부녀회는 지난해 10월 자연부락단위로 「알뜰저축의 집」 35개소를 설치하고 시내 전가구에 6만장의 쓰레기수거용 부대를 무료로 배부해 재활용이 가능한 폐품수집으로 4백91만3천원의 기금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와함께 경산시장 번영회(회장 변세달·52)도 시발전을 위해서는 빼놓을 수 없는 단체. 번영회는 89년부터 회원 8백여명이 단합해 재래시장을 현대화할 계획을 세워놓고 대구에 빼앗긴 상권되찾기 운동을 꾸준히 추진해오고 있다.
번영회는 기존 시장을 헐고 지상 15층·지하 4층 규모로 현대식 건물을 지어 대형백화점 등 유통센터를 건립, 경산의 상권을 되찾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경산향교(전교 이경화·7l)는 회원 2백명이 매년 3월과 9월 유교 성현을 추모하는 석전대제를 열어 조상의 얼과 문화를 계승하는데 앞장서고 있으며 10월에는 풍년과 시발전을 기원하는 사직제도 올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시내거주 30∼10대 청·장년 7백91명으로 발족한 자율방범대(대장 김치곤·53)는 날로 거세지는 범죄로부터 내 가정·내 마을을 지킨다는 각오로 하루도 빠짐없이 야간방범 순찰활동을 펴 시민들이 단잠을 이루는데 큰 몫을 하고 있다.
경산노인회(회장 이명학·84)도 89년 설립 후 노인능력은행을 운영, 능력이 있으면서도 놀고 있는 노인 5백88명에게 아파트 경비원과 골프장 잡초제거 인부 등 일자리를 알선해 주고 있다.
회원중 학문과 덕망 있는 노인들로 하여금 매년 여름과 겨울방학 기간을 이용해 초·중·고교생 2백여명을 상대로 한문과 서예·예절교육을 시키고 있다.
이밖에 경산청년회의소(회장 차경호·37) 회원 63명도 지난해 10월 불우노인 2천여명에게 서커스를 무료로 관람시켜 주고 해마다 초·중·고교 졸업생 30명에게 졸업기념품으로 영어사전 등을 나눠주는가 하면 로터리클럽(회장 오건·55)도 회원 50여명이 기금을 모아 매년 성적이 우수한 중학생 10명을 선정, 1인당 10만원씩의 장학금을 주고 노인회에 매년 20만원의 월동비를 지원하는 등 봉사활동을 펴오고 있다.
김수생 시장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시가꾸기 참여로 많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며 『앞으로도 보다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의 풍토를 조성하는데 행정의 최우선을 둬 쾌적한 주거지로서 첨단산업과 학원문화가 고루 조화된 도시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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