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수필동인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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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글 쓰는데 있어 별로 유명하지도 않으며, 잘 알려져 있지도 않으며 또 자랑하려는 사람도 아닌, 오직 참여라는 한가지 강조의 의지로 모인다.』 시인·아동문학가 등 문인들은 물론 의사·건축사·화가·교사·스님·공무원·이용사 등 안동을 생활권으로 한 다양한 층들의 사람들이 모여 1982년 결성한 「안동수필동인회」는 생활을 문학화하려는 열정에 찬 모임이다.
이들은 문학을 통해 심오한 예술성을 추구하지는 않는다. 수필이라는 장르의 특성대로 글을 쓰면서 자신의 생활을 되돌아보고 추스르면서 삶의 의미를 캘 뿐이다. 또 문학을 통해 자기신분을 고상하게 한다거나하는 문학외적 의도를 추구하지도 않는다. 때문에 배타적이지 않고 수필을 추구하는 고장사람들에게 문호를 개방, 고장의 삶과 정서, 그리고 철학을 함께 창작·향유한다.
문협 안동지부가 문학인구의 저변확대를 위해 문학 동호인 성격으로 출범시킨 안동수필동인회는 이같은 문호개방적 성격으로 현재 동인 28명의 대식구를 거느린 안동 최대의 문학동인이 됐다.
이들이 펼치고 있는 주요 활동은 동인지 『안동수필』발간. 창립 이래 해를 거르지 않고 매년 내 현재 특집호로 10호를 낼 구상을 하고 있다. 이들은 격월간으로 회보를 발행하고 합평희를 갖는다.
합평회를 통해 다시 다듬어진 글들이 『안동수필』에 실린다. 또 「초대수필」란을 마련, 전국의 유명수필가들의 수필을 싣고 동인들의 수필도 수필전문지나 타지역 수필동인지에 실리게하는 방법으로 전국적인 수필교류를 통한 수필의 질 향상도 꾀하고 있다.『안동수필』은 또 안동이란 지역적 특성을 살리기 위해 4호부터 도지에 안동하회탈사진과 설명을 실어 탈 표정에 숨은 우리 민족의 해학과 한을 캐고 있다.
『이 고장에 삶의 뿌리를 내리고 얻어낸 글들인 만큼 동인들의 수필에는 안동의 삶과 정신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고 봅니다. 수필을 씀으로써 자신의 삶에 대한 표현욕을 실현하고 나아가 고장의 문화에 보탬이 된다는 보람으로 생각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창립때부터 이 동인을 이끌고 있는 회장 최유근씨의 말에는 문학을 문학으로서만 하는 이 동인들의 순수한 문학정신이 배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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