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가 성교육 선생님" 美청소년, 시트콤 '피임' 내용 기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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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0대 청소년은 학교나 부모보다 '프렌즈(Friends)' 같은 인기 TV 프로그램을 통해 성교육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AP통신이 4일 보도했다.

로스앤젤레스의 싱크탱크인 랜드 연구소는 NBC방송의 인기 TV 시트콤인 '프렌즈'에 피임 실패에 대한 얘기가 등장하자 청소년을 대상으로 조사를 시작했다. 2001년 10월 최초로 방영된 이 에피소드에서 여주인공인 레이첼(제니퍼 애니스턴)은 과거 남자 친구였던 로스(데이비드 시머)와 성관계를 가지면서 콘돔을 사용했는데도 불구하고 피임에 실패한다. 그러자 다른 인물들이 등장해 "콘돔의 피임 확률은 97%에 불과하다"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연구소에 따르면 이날 에피소드를 미국의 12~17세 청소년 1백67만명이 시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소는 이 내용이 방영된 지 몇주 뒤 같은 연령대의 청소년 5백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5%가 해당 내용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부모와 함께 TV를 시청한 청소년 중 10%는 "콘돔의 문제점을 놓고 부모와 얘기했다"고 대답했다.

AP통신은 "이번 연구로 미국 인기 TV 프로그램을 활용한 성교육 프로그램 개발 논의가 활발해질 전망"이라고 전했다.

최원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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