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Blog] 욘사마도 자랑스럽지만, 배용준도 보고 싶습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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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이렇게 배용준은 한류 수출에선 눈부신 성공을 거둬 왔습니다. 특히 국내 관광업계의 일본인 관광객 유치에 큰 공을 세웠죠. 그러나 해외 시장에 공을 들일수록 국내 팬은 왠지 모를 소외감을 느끼는 듯합니다. 국내 팬에게 인기가 없다고 할 순 없지만 적어도 일본에서만큼 뜨거운 사랑을 받진 못하고 있습니다. 이번 행사만 해도 일본팬이 몰렸다는 보도는 많이 나왔지만 국내 팬의 동정은 별로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국내에선 그를 만날 기회가 많지 않다는 것을 원인으로 꼽을 수 있겠습니다. 지난해 9월 개봉한 영화 '외출' 이후 1년이 넘도록 영화나 드라마에선 얼굴을 볼 수 없었거든요. 현재 드라마 '태왕사신기'를 찍고 있다고 하니 내년 초에나 비로소 그의 얼굴을 볼 수 있겠죠.

의외로 올해 국내에서 배용준의 이름을 가장 많이 들을 수 있었던 곳은 주식시장입니다. 부실이 심한 컴퓨터 관련 업체를 사들여 최대주주가 됐죠. 회사 이름도 오토윈테크에서 키이스트로 바꿨습니다. 현재 보유한 주식의 가치는 200억원 정도입니다. 한 때 1000억원이 넘는 주식갑부로 화제가 됐던 것에 비하면 많이 줄었죠. "배용준이 투자했다"는 소식을 듣고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주가가 한때 8만6500원까지 올랐다가 최근엔 1만원 밑으로 떨어졌거든요.

'묻지마 투자'는 금물이라는 경고를 무시하고 주식을 사들였다 상투를 잡은 사람들은 엄청난 손해를 봤습니다. 물론 이들의 손해가 배용준의 책임이라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주식시장에서 투자의 결과는 전적으로 투자자의 몫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배용준의 이미지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을 겁니다.

어찌 됐건 배용준은 이제부터라도 국내 팬을 좀 더 배려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배우로서 좋은 연기를 선보이는 것은 물론 보다 자주 국내 팬을 만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겠죠. '욘사마'가 단순히 수출용이 아닌 국내에서도 더욱 사랑받는 배우가 되길 기대합니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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