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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지휘체계 부재/다국적군 68만명 명령체계에 문제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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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불등 사령관 자국에서 최종명령 받아
페르시아만 전쟁개시를 눈앞에 두고 있는 미국을 포함,30개국 병력으로 구성된 다국적군에 전체 작전을 지휘·통제할 「통합된 명령체계」가 존재하지 않아 다국적군의 취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68만명에 달하는 대병력과 첨단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다국적군은 전쟁이 발발할 경우 『승리는 시간문제』라며 자신감에 차 있다.
그러나 프랑스등 각군 군부대 사령관은 각기 자국 대통령으로부터 최종명령을 받도록 돼있어 작전상 문제점을 안고 있다.
41만명을 보낸 미국에 이어 가장 많은 3만5천명을 파견한 영국군 사령관 피터 드라빌리에르 장군은 형식상 미군사령관 노먼 슈워츠코프 장군의 지휘아래 있다.
그러나 그는 존 메이저 영국 총리와 「협의」하며 명령이 부당할 경우 슈워츠코프 장군의 지시를 거부할 권리를 갖고 있다.
프랑스군 사령관 미셸 로크제프 장군은 슈워츠코프 장군,사우디아라비아 칼레드 빈 술탄장군과 작전협의를 한다. 하지만 최종명령은 파리에 있는 미테랑 대통령으로부터 직접받도록 돼있다.
다국적군 내부에서 미·영국군이 주도적 역할을 하는 반면 프랑스등 그외의 국가들은 소극적인 점도 다국적군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미·영국 군간부들은 서로의 관계를 「동맹」이라 부르는 반면 그외의 참가국들은 「연합」이라고 부르고 있다.
군사전문가들은 프랑스에 의해 주도되는 이들 「기타국가」들은 사실상 다국적군 명령체계의 일부도 아니며 실제 전투에서도 큰 역할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영국 관리들은 프랑스를 제외한 유럽공동체(EC) 회원국들이 다국적군에 참가하기를 꺼리는 것에 대해 분개하고 있다.
헬무트 콜 독일 총리는 『독일헌법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외의 지역에 군대를 파견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며 군대파견의 어려움을 변명하고 있다.
독일은 나토회원국인 터키가 이라크로부터 공격받는 것을 막기 위해 터키에 18대의 전투기를 보내기로 했을 뿐이다.
독일정부의 전투기 파견 결정은 야당인 사회민주당으로부터 강한 반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다국적군이 안고 있는 이같은 취약점은 다국적군에서 미군이 차지하고 있는 절대적인 비중 때문에 상당히 보완될 수 있을 것으로 군사전문가들은 보고 있다.<이영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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