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1스포츠의 예비 주역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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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아마와 프로, 제 갈길은 각기 달라도 정상을 향한 집념만큼은 하나다.
『신미년은 나의 해』임을 서로 다짐하는 90프로복싱 최우수신인왕 한상협(한상협·2O·아란체)과 91아마복싱 국가대표 김재경(김재경·20·동국대)의 불끈 쥔 두 주먹, 매서운 눈초리엔 양보할 수 없는 승부사의 투지가 번득인다.
둘 다 오른손잡이 파이터 지만 강한 레프트훅을 주무기로 하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프로데뷔 5개월만에 경량급(주니어페더급)으로서는 깜짝 놀랄 7전7K0승의「돌주먹」을 휘두르고있는 한은 전KO승을 상대복부를 찌르는 레프트훅으로 결정지었다.
처음 태극마크를 가슴에 단 김(라이트웰터급)또한 아마에서 보기 힘든 파이터로 지난해 12월18일의 국가대표선발결승전에서 경기시작 34초만에 통쾌한 레프트훅 단발로 박상주(박상주·경희대)를 캔버스에 뉘어 경기를 끝낼 만큼 왼손주먹의 파괴력이 뛰어나다.
그러나 아마와 프로의 차이만큼 둘의 기질은 판이하다.
무작정 떠나는 여행이 취미일 만큼 천성이 자유분방한 한은 규칙이 엄격한 아마생활을 10승2패로 마감하고 프로세계에 뛰어들었다.
상체를 자주 숙인다고 파울을 주거나 4,5일 계속해 경기를 벌이는 아마스타일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탓.
서울 동성중1년 때 호기심에 복싱도장을 찾았던 한은 이곳저곳 체육관을 전전하는 떠돌이 복서생활을 했다.
반면 금은 충남 삽교중2년 때 84년 신인왕출신으로 한국챔피언까지 오른 형원경(원경·33)씨의 영향으로 복싱에 입문, 꾸준히 기량을 다져온 정통복서.
펀치가 다양하고 투지 또한 불꽃같아 기대를 한 몸에 받고있는 유망주이나 경기초반 지나치게 긴장, 상체가 굳어지는 흠이 있다.
한은 장(장)이 약해 아마시절 아웃복싱을 하는 등 체력에 문제가 있었으나 최근 완쾌 단계로 호쾌한 인파이팅을 구사하고 있다.
『화끈한 경기로 프로복싱의 진수를 팬들에게 선사하겠다』는 한과『한번 차지한 대표자리를 결코 넘겨주지 않겠다』는 김의 각오에 한겨울의 추위가 녹아 내린다.

<한상협>
▲71년 광주출생(2O세) ▲동성중→인창고 ▲1m71cm·55kg ▲89서울신인선수권우승, 90프로 복싱최우수신인왕

<김재경>
▲69년 예산출생(22세)▲삽교중→청담종고→동국대▲1m73cm·63kg ▲89대통령배우승,90서울 컵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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