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이의 연인' 조명진, 목표는 평생 연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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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배기 같은 연기자가 될래요.”

MBC TV 월화극 <주몽>(극본 최완규·정형수. 연출 이주환)에서 유화부인의 ‘그림자’ 심복 무덕 역으로 출연 중인 탤런트 조명진(27)의 각오다. 서서히 끓지만 빨리 식지 않는 뚝배기처럼 꾸준히 활약하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는 뜻이란다. “뚝배기에 누룽지를 끓인 것처럼 누구나 좋아하고 오래 가는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이는 철도청 기관사인 아버지의 말을 가슴에 새긴 것이다.

그는 최근 방송분에서 환약을 먹고 죽은 척했다 깨어나 주몽에게 혈서를 전달하는 장면을 연기해 시청자들의 높은 관심을 얻었다. 덕분에 최근 한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했다. 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박한이 선수와 열애 기사로 탤런트 검색 순위 1위에 등극하며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는 등 데뷔 이후 가장 화려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처음으로 팬들의 반응이란 걸 느꼈어요. 의외의 반응에 ‘아~ 이런 느낌으로 스타들이 일을 하는구나’하고 생각했죠. 요즘 무척 행복해요.”

하지만 여주인공 소서노 역의 한혜진이 부럽지 않을까. “사실 극 초반엔 부영 낭자 역이 탐났어요. 대본을 보고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 같았죠. 잘 할 수 있을 것도 같고…. 그렇지만 소서노 역은 이미지가 저와는 안 맞는 것 같아요.”

인기극에 출연해 나름 얼굴을 알릴 기회를 맞았지만 아직 기대치엔 모자라다. “연기자로서 인정받아 평생 연기할 수 있는 위치에 이르는 게 최종 목표죠. 적성에 맞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니까 힘든 줄도 모르겠어요. 윤여정·남능미 선배처럼 한 길을 걷고 싶어요.”

2001년 MBC 탤런트 공채 29기 1등으로 입문한 그는 순조로운 출발만큼 창창한 미래를 꿈꿨다. 하지만 오랜 기간 인고의 세월을 견뎌내야 했다. “주인공으로 결정돼 촬영을 나가려 하다가도 갑자기 다른 연기자로 바뀌곤 했어요. 그땐 상실감이 무척 컸죠. 내가 왜 이런 상황을 맞아야 하나 화가 치밀었지만 포기할 순 없었어요.” 진취적인 성격의 그는 이를 오히려 심기일전의 기회로 삼았다. “‘나중에 두고 보자’고 독기를 품었어요. 그만둘 거였다면 지금까지도 못 왔죠. 거꾸로 내가 안 하겠다고 할 수 있는 위치에 이를 때까지 열심히 해야지라고 다짐했어요.”

그만큼 연기자에 대한 열망이 컸기에 그는 절망하지 않을 수 있었다. 동국대 정보통신공학부 합격통지서도 뒤로 한 채 서울예대로 방향을 전환했을 정도니 열망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연기에 대해선 항상 부족함을 느낀다. 때문에 스스로 강도 높은 채찍질을 하곤 한다.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서 힘이 부족해 자책하곤 해요. 특히 눈물 연기를 할 때 주변을 신경 써 흔들릴 때가 있어요. 부담감 떨치기와 집중력 높이기가 과제랍니다”라고 단점을 진단한 그가 연기자로서 목표를 이룰 것인지 지켜보고 싶다.

이영준 기자 [blue@jesnews.co.kr]
양광삼 기자 [yks01@je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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