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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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91년의 새해가 밝았다. 정초에는 누구나 한번쯤 한해를 보람되게 보내기 위해 크고작은 계획을 세우고 실행을 다짐해보는 시기이기도 하다. 여성계 명사들의 새해 계획을 들어본다.(무순)【편집자주】

<대학서 국악공부"새 출발"김자경<성악가·오페라단장>>
새해벽두에 일생의 친구 5명과 함께 3박4일간 홍콩여행을 다녀와 기분을 새롭게 한 후 공부하는 91년을 위해 열심히 뛸 예정이다.
또 한 살을 먹었지만 「나는 언제나 28세」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올해 새로 진학하는 한양대대학원에서 국악공부를 하는 것은 내게 새롭고 의미 있는 경험이 될 것이며 가능한 한 성경공부와 취미를 위한 동양화, 서예공부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할 예정이다.
일은 내 건강과 삶의 원동력인 만큼 15년째 계속해온 독창회를 올해도 거를 수는 없겠다.
3월 중순에는 우선 우리 오페라단의『심청전』을 무대에 올릴 예정이고 하반기에도 좋은 작품을 선정해 좋은 공연으로 음악팬들을 기쁘게 하고 싶다.

<여성관련정책 적극적 추진 이계순<정무 제2장관>>
90년 한해동안 꾸준히 추진했던 여성관련 정책이 서서히 그 성과를 나타내고 있음에 힘입어 새해에는 더 많은 결실을 얻도록 업무를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해야겠다.
호화·사치·낭비와 퇴폐풍조가 근절되고 도덕성이 회복되는 사회를 이룩하기 위해 국민, 특히 여성들의 힘을 결집시키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또 건강유지를 위해 주말이면 야외에 나가 맑은 공기도 마시고, 예술공연도 감상하면서 항상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틈나는 대로 불우한 사람들을 찾아 그들의 어려움과 아픔이 무엇인지 돌아보고 외국의 여성정책 책임자들과도 교류의 폭을 더한층 넓혀야겠다.

<소설가·여성연구가로 변신 유안진 <시인·서울대교수>>
올해는「소설가」로, 또 우리사회 여성문제를 연구하는「여성연구자」로 변신해 보고싶다. 시라는 장르로는 표현하기 힘든 우리여성의 고난과 아픔을 조금이라도 담아 내려는 뜻에서 감히 도전해 보려는 것이다. 이는 이제껏 내가 해왔던 작업의 형식과 내용을 모두 변화시킨다는 점에서 긴장감마저 자아낸다.
첫 시도로 소설가로는 처녀작인 장편소설 『바람꽃은 시들지 않는다』(문학사상사 간)가 곧 나올 예정이며 봄쯤에는「한국여성의 사랑」을 주제로 3권의 여성연구서를 집필 할 계획이다.
가정이 인간 삶의 기본이 된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는 「주부역할」에도 더욱 충실해 가족들에게 사랑을 쏟아 붓고 싶다.

<환경오염 문제에 깊은 관심 박영숙<국회의원·평민부총재>>
새해에는 우리주변에「녹색」을 심는 운동을 펼쳐보겠다. 날이 갈수록 심각해져 가는 환경오염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일반 시민들에 대한 환경교육프로그램을 녹색의 전화를 중심으로 전개해 나가는 한편 제도적으로 환경영향평가 법을 보완하는 방안도 강구할 계획이다.
지난번 여당 단독으로 통과시킨 영·유아보육 법에 대한 각계의견을 수렴해 개정안을 낼 준비도 차근히 해야겠다.
특히 이번 지방자치제선거에서는 여성들이 많이 진출할 수 있도록 평민당 공천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 할 생각이다.
또 그간 바쁜 의회일정에 쫓겨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과도 만나고 시간을 억지로 내서라도 독서하는 시간을 많이 가져 내적 충실화를 기할 예정이다.

<"꿈을 줄여간다"가 소망 손숙<연극배우>>
50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면서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나의 신년계획은「꿈을 줄여간다」는 것이다.
꿈이란 10대나 20대에겐 아름다문 것이지만 나이가 들수록 「꿈-욕심」이란걸 깨닫게 됐기 때문이다.
큰딸을 빨리 결혼시켜 손자재롱을 보고싶고 여행도 떠나고 싶고 쉴 수 있는 기회도 자주 만들고 싶다.
그러나 이 모두는 구체적인 계획 없는 희망사항일 뿐 빈틈없이 짜여진 스케줄에 밀러날게 틀림없다.
어차피 연극배우로 출발한 몸,「연극영화의 해」인 올해는 현재 소련국립극단과 협의중인 안톤체호프의『갈매기』공연을 위해 발이 닳도록 뛰어야할 것이다.

<붓글씨·컴퓨터공부 힘쓸 터 정광모 <한국소비자연맹회장>>
우선 오늘의 내가 있기까지 신세진 많은 분께 감사를 전하고 대접하는 해로 91년을 정하고 지난 연말부터 이 분들의 명단을 작성해오고 있다.
또 이제껏 미뤄왔던 붓글씨공부에 박차를 가하고 악필인 내 글씨 솜씨를 대신해 줄 타자기술도 익힐 겸 시작한 컴퓨터공부도 열심히 해야겠다.
올해는 무엇보다 골퍼의 한사람으로 오랫동안 꿈꿔왔던 세계유명 골프시합인 마스터스대회를 꼭 관람해보러 한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열릴 이 대회 관람은 오랜 골프친구인 일본 관서여성골프협회장과의 약속이다. 또 서울에서 8월에 있을 아-태 지역 금연운동총회를 끝낸 후 직원들과 함께 가질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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