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내 윤곽...니가타시 유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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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북한-일본간에 추진되고 있는 직항 로 개설이 올해 상반기에는 그 윤곽을 뚜렷이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북-일간의 직항 로 개설은 지난해 9월 북한노동당과 일본자민당·사회당간에 작성한 공동합의 문에 명기돼있어 교섭이 진행되리라는 점은 예견됐으나 벌써 양측의 주관회사와 항로개설을 적극 추진하는 도시들이 등장함으로써 가속되는 상황이다.
지난해12월24일 북한의 첫 외자 기업인 금강산국제그룹 박경윤 회장이 직항 로 개설에 관해 일본경제신문과 가진 회견내용이 최근까지의 진척을 종합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박 회장은 당시 『일본 여러 도시에서 평양까지의 전세기취항여부를 타진하고 있으며 일본여권에서 북한여행제한규정이 없어지는 오는 4월 이후 가능한 한 빠른 시기에 첫 항공기를 띄울 예정』이라고 밝힌바 있다.
박 회장이 대표로 있는 금강산국제항공회사는 북한이 직항로 개설을 전담시키기 위해 일본에 설치한 창구로 알려져 있어 박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신빙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여진다.
일본측에서는 지난해9월 가네마루(금구)전부총리의 방북 직후 니가타(신석)·삿포로(찰황)·나고야(명고옥)등 3개시가 북한과의 직항 로 개설을 위해 운수 생 국제항공과에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니가타시는 별도의 항로개설추진본부까지 마련해 두고 지난해 11월초 북한의 항공관계자들을 초청해 현지시찰까지 시키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나고야의 경우는 동경에서 신간 선으로 2시간, 한인교포가 가장 많이 살고 있는 오사카에서는 불과 1시간거리라는 점과 가이후 총리 출신지역이라는 점등으로 첫 직항 로 개설지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삿포로시는 지역적으로는 북한에 가장 가깝지만 북쪽에 치우쳐있다는 단점 때문에 앞의 두 도시에 비해 유치경쟁에서 다소 불리한 입장이다.
이런 면에서 니가타시가 한국∼북한∼일본∼중∼소를 연결하는 동해경제권구축을 계획하고 있는 데다 지금까지 북-일을 연결하는 해상창구였던 점등으로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일본 운수성은 공식채널로 한 북-일의 직항 로 개설교섭은4월 중순까지는 매듭지어질 것으로 일본의 북한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북-일간 직항 로 개설은 노동당·자민당·사회당이 지난해9월 합의한 3개 현안 즉 북한여행금지 철회, 직통전화 회선개설, 직항 로 개설이 모두 실현된다는 의미를 갖는다.
이는 또한 북-일간 국교수립을 위한 본 회담에 앞서 먼저 해결하기로 한 사항들이 모두 매듭 됨으로써 본 회담 개최여건이 성숙됐음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항로가 금년 상반기에 개설되더라도 전세기에 의한 임시항로 일뿐 정기항로 개설은 정식으로 국교가 수립된 뒤에나 가능할 것으로 일본의 북한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또 일본이 금년 4월 북한을 방문금지 구역에서 해제한다해도 북한이 일본관광객이나 방문자를 무제한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직항 로 개설이 곧바로 왕래의 활성화로 연결된다고는 볼 수 없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이 항로가 북경∼평양을 대신하는 또 다른 인한 통로가 되리라는 점은 분명하다.
유력한 일본측 항로의 후보인 니가타시가 「북한방문 관광객유치의 중개지 역할을 하겠다」고 나서고 있으며 지난해 북경아시안게임 때 「한국인의 북한관광」을 추진했던 국내의 모 관광사도 벌써부터 북경보다 편리한 니가타 경유로 바꾼 북한관광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져 북경으로 몰렸던 방북자의 발길이 일본으로 몰리는 것은 시간문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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