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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이재명, 尹에 “채 해병 특검 수용, 가족의혹 정리해달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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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채 해병 특검법이나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수용해 달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가족 등 주변 인사의 여러 의혹들도 정리하고 넘어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29일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처음으로 제1야당 대표와 영수회담을 진행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회담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회담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영수회담 시작과 함께 “정치가 국민을 걱정하게 돼야지 어떻게 국민이 정치를 걱정하냐는 생각도 많이 하시는 것 같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오다 보니까 한 20분 정도 걸리는데 실제 여기 오는데 한 700일이 걸렸다”고 짚었다.

이 대표는 “오늘 제가 드리는 말씀은 저의 입을 빌린 우리 국민의 뜻이다 생각해 주시면 고맙겠다”면서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삼중고를 포함해서 우리 국민의 민생과 경제가 참으로 어렵다는 것은 대통령께서도 절감하실 걸로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 대표 발언 중간중간 윤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이며 호응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이 대표는 “모범적인 민주국가로 평가받던 우리 대한민국에 대해서 스웨덴 연구기관이 독재화가 진행 중이다, 이런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며 “남북관계에 대해서도 보면 소위 말 폭탄이 진짜 폭탄 되는 것 아닌가 걱정도 많이 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혹여 제가 오늘 드리는 말씀이 거북하실 수 있을 텐데, 그것이 야당과 국민이 가지는 이 정부 2년에 대한 평가의 일면이다, 이렇게 생각해 주시면 고맙겠다”고 했다.

특히 이 대표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국가의 제1책무”라며 “159명의 국민이 영문도 모른 채 죽어갔던 이태원 참사나 또 채 해병 순직 사건의 진상을 밝혀 그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 대책을 강구하는 것은 국가의 가장 큰 책임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채 해병 특검법이나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주실 것을 요청드린다”며 “이번 기회에 국정 운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는 가족 등 주변 인사들의 여러 의혹도 정리하고 넘어가시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또 의과대학 증원 확대 문제와 관련, “대통령이 결단해서 시작한 의료 개혁은 정말로 중요한 국가적 과제”라고 평가하면서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 의료진의 즉각적인 현장 복귀, 공공·필수·지역의료 강화라는 3대 원칙에 입각해서 대화와 조정을 통한 신속한 문제 해결이 꼭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어 “민주당이 제안했던 국회 공론화 특별위원회에서 여야와 의료계가 함께 논의한다면 좋은 해법이 마련될 것 같다”며 “민주당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전 국민 25만원 민생 회복 지원금’ 제안에 대한 검토도 요청했다. 이 대표는 “민간경제가 어려울 때 정부가 나서는 것이 원칙”이라며 “특히 지역화폐로 지급하면 소득 지원 효과에 더해서 골목상권이나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 또 지방에 대한 지원 효과가 매우 큰 만큼 민생 회복 지원금은 꼭 수용해 주시기를 부탁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대통령이 국회를 존중하고 야당을 국정의 파트너로 인정해 주시면 좋겠다”며 “지난 2년은 정치는 실종되고 지배와 통치만 있었다는 그런 평가가 많다”고 전했다. 또 “어렵게 통과된 법안에 대해서 민주당 입장에서 과도한 거부권 행사, 입법권을 침해하는 시행령 통치, 인사청문회 무력화 같은 조치는 민주공화국의 양대 기둥이라고 할 삼권분립, 법치주의를 위협하는 일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회담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회담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어 “행정 권력으로 국회와 야당을 혹여라도 굴복시키려 하면 성공적인 국정은 쉽지가 않을 것”이라며 “국정 기조 전환을 요구하는 총선의 민의를 존중해 주면 좋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나 특검법 등에 대한 거부권 행사에 대해서 유감 표명과 함께 향후 국회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약속을 해 주시면 참으로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정중하게 요청하는 바”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에게 국정 쇄신과 함께 연구개발(R&D) 예산 복원, 전세사기특별법 등 민생 과제 등에 대한 관심을 요청했다. 또 인구 위기, 기후 위기, 한반도와 국제 정세 등의 의제를 제시했다.

이 대표는 발언을 마무리하며 “지금까지 제가 말씀드린 것 상당히 불편하실 수 있을 것 같다”면서 “그렇긴 하지만 민심을 과감하게 가감 없이 전달하는 것이 이 자리가 마련된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다름을 인정하고 논쟁하며 합일점을 찾아가되 최종 판단은 결국 국민의 몫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의 발언 이후 “좋은 말씀 감사하고, 또 평소에 이 대표와 민주당에서 강조해 오던 얘기이기 때문에 이런 말씀을 하실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고 답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회담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이날 양측은 오후 2시 4분부터 4시 14분까지 총 2시간 10분 동안 회담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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