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끄는「판화대중화」기획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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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한 점에 수백 만·수천 만원씩 호가하는 그림은 일반서민들에겐 그야말로「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다.
이런 형편에서 서민들도 비교적 싼값에 미술의 향취를 맛보고 집안장식의 효과도 갖출 수 있는 미술의 한 장르가 판화다.
최근 연말연시를 맞아 이 같은 판화의 대중화를 위한 대규모 판화전이 두 화랑에서 동시에 열리고있다.
91년 1월10일까지 신세계백화점 미술관에서 열리고있는「에디션50-생활 속의 판화전」 과 31일까지 갤러리아백화점 미술관에서 열리고있는「판화-보급·확산전」.
「에디션50-」에는 그 동안 활발한 판화작업을 펴온 중견·신진작가 16명이 2종씩의 판화를 출품했다.
출품작가는 김봉태 김상구 하동철 한순성 강승회 강애란 고길천 곽남신 박광열 박동윤 송대섭 신장식 윤동천 이선원 정상근 최미아씨 등이다.
신세계백화점 미술관은 이들 작가의 작품을 보다 싼값에 보급하기 위해 작가 당 1종의 판권을 사들여 50장씩 제작, 시중가보다 비교적 싼값(32만∼22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또 전시회기간 중 동판·석판화 등 각종 판화의 제작기법과 과정을 샘플전시 및 비디오상영으로 소개하고 있다.
동 미술관은 당초 이 전시회를 지난 25일까지 열 예정이었으나 반응이 좋아 연장했다.
「판화-보급·확산전」에는 김명식 김홍주 사석원 심죽자 오수환 이석주 홍정희씨 등 판화전문작가 뿐 아니라 일반 동·서양화가 등 30명이 출품했다.
갤러리아백화점 미술관은 서울 판화공방과 손잡고 이들의 작품을 판화로 제작해 3만∼40만원씩에 판매하고 있다.
이 전시회에서도 판화제작과정을 담은 비디오가 상영되고 있다.
이 두 전시회는 작가와 판화공방을 연계, 작가는 작품만 제작하고 판화제작은 공방이 떠맡게 함으로써 작품가격을 낮추었다.
판화는 일반 인쇄물과 같은 복제품이 아니라 특수성을 지닌 오리지널 작품이다.
비록 일반회화 만한 호소력과 깊이는 없지만 작가의 작품세계를 이해하고 감상하는데는 별다른 손색이 없다는 점에서 미술인구 저변확대에도 큰 몫을 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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