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식히러…" 이광재씨 11일께 미국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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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의 인적쇄신 요구에 따라 청와대를 사직한 이광재(李光宰)전 국정상황실장이 오는 11일께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라고 한 측근이 4일 밝혔다.

李전실장은 스탠퍼드대학에서 단기 연수 코스를 밟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李전실장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출국하는 게 사실이냐"는 질문에 즉답하진 않았으나 "책이나 읽고, 머리를 식히면서 좀 쉬고 싶다"고 말해 출국계획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李전실장이 출국을 결심함에 따라 정치적인 논란도 일 전망이다. 한나라당이 관철을 벼르고 있는 세 개의 노무현 대통령 측근 비리와 관련한 특검법안 가운데는 李전실장에 관한 내용도 담겨 있기 때문이다.

만약 李전실장의 체류기간이 길어지면 특검법이 통과되더라도 수사에 차질을 줄 수 있고 야권의 반격도 거세질 전망이다. 그러나 李전실장 측근은 "내년 총선에 출마하라는 주변의 권유가 강해 선거준비를 위해서라도 한 두달 내엔 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탠퍼드대엔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전 총재도 적을 두고 있고, 정몽준(鄭夢準)의원도 지난 대선 후 잠시 적을 뒀었다. 李전실장은 대통령직인수위 시절부터 청와대 입성을 고사할 때 이 대학 유학을 염두에 뒀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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