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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 회복에 13조원 풀자”…이재명, 대통령 발언에 맞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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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대통령의 말씀을 들은 다음부터 갑자기 가슴이 콱 막히고 답답해지기 시작했다.”

1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무분별한 현금 지원과 포퓰리즘은 나라를 망치는 마약과 같은 것”이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전날 국무회의 발언을 거론하며 한 말이다. 이 대표는 전 국민 1인당 25만원 지원금 지급의 필요성도 재차 강조하며 사실상 윤 대통령에 맞불을 놨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정부는 이번 총선에서 드러난 민생을 살리라는 국민의 절박한 외침에도 말로만 민생을 외쳤다”며 “특히 중동 갈등으로 3고(고유가·고금리·고환율)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데 정부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총선 공약이었던 직접적인 현금 지원 정책도 다시 꺼냈다. 이 대표는 “약속드렸던 민생회복 지원금을 비롯한 조치들을 다시 제안드린다”며 “정부가 적극 재정의 역할을 해야 하니, 국민의힘도 협력하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민생회복 긴급조치’ 방안으로 ▶1인당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13조원 ▶소상공인 대출 및 이자 부담 완화 1조원 ▶소상공인 에너지비용 지원 3000억원 ▶소상공인 전통시장 자금 4000억원 등을 제시했다. 소요재원 총액은 14조7000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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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총선 일주일 만에 적극적인 재정 정책 드라이브에 시동을 건 것은 향후 민생 이슈에서 주도권을 선점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민주당 정책위원회 관계자는 “조만간 이 대표가 추경 편성을 공식적으로 제안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국가채무가 1100조원대로 불어난 상황이라 재정 당국은 난색을 보이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엔 예정에 없던 긴급경제점검 회의도 주재했다.

한편 당내에선 22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을 벌일 초대 원내대표 자리를 놓고 “친명 직계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주당은 다음 달 3일 22대 국회 첫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통상 3~4선 의원이 맡는 민주당 원내대표로는 당내에서 김민석·남인순·박범계·서영교·한정애 당선인(4선), 강훈식·김병기·김성환·김영진·박주민·박찬대·송기헌·조승래·진성준·한병도 당선인(3선) 등이 거론된다.

이 가운데 김민석·박범계·서영교 당선인(4선), 김병기·김성환·박주민·박찬대 당선인(3선)은 친명계로 분류된다. 한 친명계 의원은 “차기 원내대표 선거는 이 대표의 의중에 따라 흐름이 정해질 것”이라며 “핵심 의원 사이에선 대선 경선 때부터 지근거리에서 호흡을 맞춘 박찬대 의원 등에 힘을 싣자는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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