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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치적 위상 수직상승…호위무사도 대거 입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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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앞줄 가운데) 등이 1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개표상황실에서 방송사 출구조사를 보며 박수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앞줄 가운데) 등이 1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개표상황실에서 방송사 출구조사를 보며 박수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총선 압승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의 정치적 위상은 더욱 굳어지게 됐다. 이 대표는 인천 계양을에서 원희룡 전 국토부장관을 꺾고 재선에 성공했다. 민주당이 승리 기준점인 151석을 상회한 데 이어 격전지인 수도권과 충청에서 선전하면서 이 대표의 정치 보폭이 넓어졌다는 평가다.

비명계와의 갈등 속에 의문 부호가 붙었던 이 대표의 당내 리더십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특히 ‘친명 DNA’가 강화된 당 구조는 이 대표의 향후 당 장악력을 키우는 요소다. 이 대표가 정치적 위기에 몰릴 때마다 방어에 나섰던 친명계 지도부는 지역구에서 대거 생환했다. 정청래(서울 마포을), 박찬대(인천 연수갑), 서영교(서울 중랑갑), 장경태(서울 동대문을) 최고위원은 물론 권칠승(경시 화성병) 수석대변인, 강선우(서울 강서갑) 대변인, 김영진(경기 수원병) 정무조정실장, 박주민(서울 은평갑) 원내수석 등도 생환해 이 대표를 든든히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당내에선 “이 대표에게 견제구를 던질 만한 당선인이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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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대장동 변호사로 공천 과정에서 논란에 휩싸인 김동아(서울 서대문갑), 이 대표의 사법 호위무사로 불린 양부남(광주 서을), 편법 대출 의혹이 불거진 양문석(경기 안산갑) 등 전략공천하거나 컷오프(공천배제)된 현역 의원의 빈자리를 차지한 인사들이 대거 약진한 점도 이 대표에게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친명횡재’ 공천이 제기됐던 비판은 가라앉은 반면, 이 대표의 ‘공천 혁신’ 주장에 힘이 실렸기 때문이다.

8월 민주당 전당대회는 이 대표의 위상을 재확인하는 이벤트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개딸(개혁의 딸) 등 팬덤을 등에 업고 총선 승리라는 성적표까지 손에 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할 경쟁자가 어디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일각에서는 대표직 연임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이철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10일 “이 대표 재(再)추대론이 나올 것”이라며 “대통령이 꿈인 이 대표는 대표직을 더 맡는 게 나을지 고심할 것”이라고 했다. 한 친명계 인사도 “당 대표는 언제든 정치적 위기에 몰릴 수 있는 자리”라며 “전당대회를 건너뛰고 대선 준비에 조기 돌입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표의 지위가 더욱 굳건해진 반면, 공천에서 배제된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박용진 의원 등 비명계의 정치적 공간은 더 줄어들다. 당분간 당내에선 이 대표의 라이벌이 전무하다는 평가다.

다만 조국혁신당과의 관계 설정은 변수로 꼽힌다. ‘한동훈 특검법’ 등을 공약으로 내건 조국혁신당 강성파의 목소리가 커질수록 이들과의 연대를 놓고 이 대표의 고민도 깊어질 수 있다. 진보당 인사들이 민주당의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을 통해 원내 입성하면서 야당 간 선명성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생겼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와 조국 대표가 향후 야권의 적자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본다.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비리,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한 뇌물·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또한 언제 터질지 모르는 뇌관이다. 이 대표는 법정 선거운동 기간에도 총 세 차례 법원에 출석했다. 이 대표는 11일 오전 1시쯤 인천 계양을 당선이 확실시되자 “저에 대한 유권자의 선택은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심판”이라며 “저와 민주당에 민생을 책임지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라는 책임을 부과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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